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만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건강관리 정책과 보험사의 보장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글로벌 보험·리스크 관리 기업 WTW가 최근 공개한 연구 보고서에는 아·태 지역의 과체중 및 비만 인구가 약 10억 명에 달하며, 성인 다섯 명 중 두 명꼴이라는 충격적인 수치가 담겼다.
보고서는 이 지역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만을 단순한 생활습관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건강보험 상품이 비만 치료제나 체중 감량 수술을 보장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비만은 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같은 만성질환 발병 위험을 정상 체중인보다 2~4배나 높이는 핵심 요인이다. 결과적으로 보험사들은 비만 치료비 자체보다는 비만으로 인해 발생한 각종 합병증 치료와 입원, 약제비 부담이 훨씬 더 커지는 구조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진은 보험사가 비만을 만성질환 관리의 주요 대상으로 인식하고 예방, 조기 진단, 치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보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역시 임직원들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해 맞춤형 영양 관리와 운동 프로그램, 전문 의료 상담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인종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MAXIS GBN의 리나 존스 최고 건강 책임자는 아시아인, 특히 남아시아인이 서구인보다 낮은 체질량지수(BMI)에서도 대사질환 위험이 조기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는 복부 내장 지방이 쉽게 축적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생리적 특성 때문으로, 동일한 BMI라도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 발병 가능성이 더 빠르고 높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보험업계가 단순히 사후 보상 위주의 상품을 넘어 예방과 관리에 초점을 맞춘 혁신적인 보장 설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시사한다. 보험사들이 비만 관련 위험을 어떻게 정의하고 가격에 반영할지, 그리고 기업들이 직원 건강 관리를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도입할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건강보험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