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으로 보험사가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은 외부 인력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경우, 소비자 보호를 위한 보험사의 외부 인력 관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기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이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개정 노동조합법이 보험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제도 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 노동조합법(이하 개정법)은 지난 3월 10일부터 시행됐다. 개정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해당 근로조건 범위에서 '사용자'로 보도록 했으며,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도 '노동쟁의' 범위에 포함했다.
보험산업에서는 보험사 임직원 외에도 보험설계사와 보험대리점, 보험중개사, 손해사정사 등 다양한 주체가 보험 업무에 종사하고 있으며, 보험업법 등은 보험소비자 보호와 산업 질서 유지를 위해 이들의 자격과 의무, 책임 등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윤 연구위원은 보험사가 법령상 관리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할수록 외부 인력의 근로조건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돼 '계약외사용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교섭 의무 등 추가 비용을 우려한 보험사가 관리·감독을 줄이려는 유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근로자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관리의무가 위축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 과정에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설계사와 보험사 또는 보험대리점 사이의 직접적인 법률관계에는 이번 사용자 범위 확대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사이에서는 보험설계사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보험사 또는 보험대리점이 계약사용자에 해당하는지가 우선적인 판단 대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와 제휴 보험사 간 관계는 새로운 쟁점이 될 수 있다. 독립형 법인보험대리점(GA)보다 자회사형 GA에서 보험사의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으며, 특히 수수료와 설계사 평가, 전산 권한 등이 보험사에 집중되거나 모회사와의 전속 의무가 있는 경우 그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보험사와 보험대리점은 사업장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고, 개정법의 논의 기반이 된 '사내하청' 구조와도 차이가 있어 보험사를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의 사용자로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보험대리점이 보험사의 자회사라는 사실만으로 모회사인 보험사의 사용자성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보험사 퇴출 절차에 미치는 영향도 제기됐다. 개정법에 따라 구조조정이나 합병 등 경영상 결정이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인 변동을 초래하면 노동조합이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 나아가 보험계약 이전이나 합병 등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인가·결정을 노동조합이 행정소송으로 다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윤 연구위원은 "보험사 퇴출이 시급한 상황에서는 보험소비자 보호와 금융안정이라는 퇴출 규제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절차적 불확실성과 불필요한 지연을 방지하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