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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레버리지 열풍이 놓치고 있는 것… 금융의 출발점 ‘리스크 관리’

 데스크 칼럼  레버리지 열풍이 놓치고 있는 것… 금융의 출발점 ‘리스크 관리’

데스크 칼럼 레버리지 열풍이 놓치고 있는 것… 금융의 출발점 ‘리스크 관리’

국내 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 급증과 변동성 확대 양상에 금융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20% 안팎 급락하면서 관련 상품 14종 가격이 모두 상장가 아래로 떨어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이 시장 충격으로 현실화된 셈이다.

레버리지 ETF는 적은 투자금으로 손익이 증폭되는 ‘지렛대 효과’를 가진 상품으로,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극대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손실 역시 몇 배로 커진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 변동성에 직접 노출되는 구조여서 일반 지수형 ETF보다 위험도가 훨씬 높다.

문제는 이 상품이 구조적으로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과정이 반복되면 투자금이 점차 잠식되는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기초자산의 방향을 맞추더라도 장기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인데도,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장기 투자 상품처럼 접근하고 있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부분은 단순히 투자자의 과도한 위험 선호만이 아니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리스크 관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금융당국은 시장 변동성과 투자자 보호를 강조해 왔지만, 실제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과열 양상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거래 급증과 변동성 확대가 이어지는 동안 투자 위험에 대한 경고와 관리 장치는 충분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상품을 출시하고 판매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역시 마찬가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단기 매매 성격이 강한 고위험 상품이라는 점, 장기 보유 시 수익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금융소비자에게 충분하고 명확하게 설명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단순히 상품 설명서에 위험 문구를 넣는 수준만으로는 금융소비자 보호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 레버리지 ETF 시장은 투자보다 투기에 가까운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 집값 부담과 고용 불안, 자산 양극화 속에서 많은 사람은 ‘천천히 모으는 자산관리’보다 ‘빠르게 불리는 투자’에 더 끌린다. 하지만 금융의 본질은 속도가 아니라 균형에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리스크 관리를 특정 금융업권의 전유물 정도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실제 리스크 관리는 기업경영과 국가정책, 금융시장, 개인의 자산관리와 노후설계까지 경제활동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원리다.

기업은 환율과 금리, 원자재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하지 못하면 실적과 재무구조가 흔들린다. 국가 역시 재정·부채·통화정책 리스크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개인도 마찬가지로, 저성장·고령화 시대일수록 자산관리의 핵심은 ‘얼마나 벌었는가’보다 ‘얼마나 지킬 수 있는가’에 있다.

특히 생애주기 관점에서 보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젊을 때는 공격적인 투자와 일정 수준의 위험 감수가 가능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고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회복 불가능한 손실은 치명적이다. 결국 자산관리란 단기간의 고수익 경쟁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자산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과정에 가깝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금융 시스템 역시 이러한 리스크 관리의 균형 위에서 작동한다. 보험의 위험 전가와 경제적 안전망 기능, 은행의 건전성 관리와 신용 리스크 통제, 증권시장의 분산투자 원칙은 모두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더 높은 수익률 상품을 공급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개인이 자신의 생애주기와 위험 감내 수준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금융의 본래 역할에 더 가깝다.

최근의 레버리지 열풍은 한국 사회의 불안과 조급함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시대일수록 다시 돌아봐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금융의 본질은 수익률 경쟁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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