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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근의 보험맹 탈출하기] “형사합의 했는데 보험금 거절?”… 운전자보험 약관의 함정

 오동근의 보험맹 탈출하기  “형사합의 했는데 보험금 거절?”… 운전자보험 약관의 함정

오동근의 보험맹 탈출하기 “형사합의 했는데 보험금 거절?”… 운전자보험 약관의 함정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운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단연 형사처벌이다. 이를 대비해 많은 운전자들이 매월 보험료를 납부하며 운전자보험에 가입하는데, 특히 피해자가 크게 다쳐 거액의 형사합의금이 필요한 경우 보험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특약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막상 큰 사고를 내고 피해자와 어렵게 합의를 마쳤음에도, 이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보험사가 지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운전자 A씨는 교통사고로 피해자에게 전치 12주의 2급 상해를 입혔다.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A씨는 서둘러 피해자와 형사합의를 했는데, 합의 9일 후 경찰로부터 ‘공소권 없음’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형사 재판까지 가지 않고 사건이 종결된 것이다.

비슷한 상황의 B씨와 C씨 역시 중상을 입히고 합의를 마쳤으나 며칠 뒤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이들은 안도하며 운전자보험에 합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단호히 거절했다. 재판에 넘기는 ‘공소 제기’가 없었으므로 애초에 형사합의를 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었다는 주장이다.

보험사 약관에는 ‘중상해를 입혀 공소제기 되거나 상해급수 1~3급에 해당하는 부상을 입힌 경우’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지급을 회피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분쟁조정위원회의 판단은 달랐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세 가지 핵심 이유를 들어 보험사가 가입자들에게 보험금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첫째, 피해자가 입은 부상이 상해 1~3급에 해당한다면 이는 기소 여부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별개의 독립적인 보험금 지급 사유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둘째, 가입자가 형사합의를 서두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했다. 상해 1~3급은 신체 손상 정도가 심각해 수사 과정에서 언제든 처벌이 무거운 중상해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운전자로서는 최악의 사태를 막고 사건을 조기 종결하기 위해 서둘러 합의를 진행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 결과가 아닌 ‘합의 당시 상황’이 중요하다고 봤다. 나중에 수사기관이 불송치로 끝냈더라도 합의 시점에는 운전자가 처벌받을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했으며, 합의의 목적이 형사책임을 덜기 위한 것인 만큼 처벌 가능성만 있으면 족하고 반드시 기소라는 법적 결과가 확정될 필요는 없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치료 기간, 노동능력 상실률,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중상해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법적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 운전자는 언제 구속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압박 속에 놓이는데, 이러한 두려움 속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것을 두고 사후적 결과를 이유로 보험사가 합의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은 보험의 본래 취지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이번 분쟁조정 사례는 수많은 운전자보험 가입자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교통사고를 내어 상해 1~3급의 큰 부상을 입히고 처벌의 두려움에 형사합의를 마쳤다면, 나중에 불송치 결정을 받더라도 당당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만약 보험사가 단순히 ‘기소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거절한다면 포기하지 말고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당한 권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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