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여행자보험 여러 개 가입해도 중복 보상 안 돼”

금감원 “여행자보험 여러 개 가입해도 중복 보상 안 돼”
여행자보험을 여러 개 가입해도 손해액을 넘겨 다른 보험과 중복으로 보상받을 수는 없다. 항공기 지연보상 특약에서 ‘실손형’은 실제 지출한 비용이 있어야 보상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자보험 가입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여행자보험 관련 주요 정보를 안내했다.
■ 여행자보험은 손해액 한도로 비례 보상
여행자보험은 국내·외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해·질병 치료비, 휴대품 손해, 배상책임, 항공기 지연 등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는 단기보험으로, 통상 가입 기간은 1년 이하이다.
여행자보험은 여행 출발 전 보험회사 홈페이지나 앱(App) 등 온라인 창구에서 여행 정보와 가입자 정보를 입력해 가입할 수 있는데, 가입자(피보험자)가 질병, 직업 등 본인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정확히 알리지 않으면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거나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특히 여행자보험은 여러 보험사에서 가입해도 중복 보상되지 않으며, 실제 손해액을 한도로 보험사들이 비례해 보상하는 구조다. 예컨대 A·B 보험사에 동일한 가입금액으로 여행자보험을 가입한 뒤 해외 병원 치료비 100만원을 각각 청구하면 두 보험사가 각각 50만원씩 지급한다.
자기부담금 구조도 확인해야 한다. 실손의료비 등 ‘인보험’은 치료비의 일정 비율을 제외하고 보상하는 정률형 방식이 일반적이며, 휴대품 손해나 배상책임 등 ‘물보험’은 손해액에서 일정 금액을 제외하는 정액형 자기부담금이 적용된다.
■ 항공기 지연보상 특약, ‘실손형·지수형’ 보장 방식 차이 유의해야
항공기 지연보상 특약은 항공기가 일정 시간 이상 지연되거나 결항돼 공항 등에서 발생한 직접손해를 보상한다. 지연·대체 항공편을 기다리며 지출한 식비, 숙박비, 교통비, 통신비, 수하물 관련 비용 등이 보상 대상이며, 일정 변경이나 취소로 발생한 수수료, 입장권·티켓 등은 간접손해로 분류돼 보상되지 않는다.
보장 방식은 실손형과 지수형으로 나뉜다. 실손형은 실제 지출한 비용을 보장한도 안에서 보상하고, 지수형은 객관적 지연시간이 충족되면 약관상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수형은 청구가 간편한 대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고, 실손형은 보험료가 낮지만 영수증, 항공권, 지연확인서 등 증빙서류가 필요하다.
금감원 분쟁조정 사례에 따르면 귀국 항공편이 약 5시간 지연됐지만 피보험자가 지연된 항공편을 기다리며 실제로 지출한 비용이 없어 실손형 담보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안내한 사례가 있었다. 또 화산 분출로 귀국 항공편이 결항돼 다른 항공편을 이용한 사례에서는 대체 항공편이 1시간 30분 뒤 출발했기 때문에 공항 간 이동 교통비와 지연 발생 이전에 발생한 간식비는 보상 손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됐다.
■ 안경 파손·캐리어 외관 손상은 ‘휴대품 보상’ 제외 가능
여행자보험은 여행 중 우연히 발생한 휴대품 파손이나 도난 손해를 실손 보상하지만, 모든 물품이 보상되는 것은 아니다. 현금, 유가증권, 여권, 쿠폰, 원고, 설계서, 동식물, 콘택트렌즈와 안경 등 신체보조장구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피보험자의 부주의나 실수로 인한 단순 분실, 국가·공공기관의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손해, 기능상 문제가 없는 단순 외관 손해도 보상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금감원은 여행 중 시력 교정용 안경이 파손돼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안경이 약관상 신체보조장구에 해당해 보험금을 받을 수 없었던 사례를 제시했다.
항공 위탁수하물 운송 중 캐리어 외부에 스크래치가 생긴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단순한 외관상 손해로 캐리어 기능에 지장이 없는 경우, 휴대품 손해 특약에서 보장하지 않는 손해에 해당할 수 있다.
■ 빌린 캐리어 파손, 배상책임 담보 적용 어려울 수 있어
배상책임 담보는 여행 중 발생한 보험사고로 타인에게 신체적·재산적 손해를 입혀 법률상 배상책임이 발생한 경우 보상한다. 다만 피보험자의 직무수행으로 발생한 배상책임, 세대 구성원이나 여행을 동행한 친족에 대한 배상책임, 피보험자가 손해를 입힌 재물의 정당한 권리자에 대한 배상책임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실제 분쟁조정 사례에서는 타인에게 빌려 사용하던 캐리어가 항공 위탁수하물 운송 중 파손돼 해외여행 중 배상책임 담보 적용을 요청했지만, 약관상 배상책임 담보 지급을 강제할 수 없다고 안내됐다. 피보험자가 사용·관리하던 재물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재물의 정당한 권리자에게 부담하는 손해는 배상책임 보상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보험사별로 개별 상품의 약관 내용과 구체적인 사고 내용에 따라 보상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여행자보험 가입 전 약관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고 보장 범위와 면책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