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에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K-ICS·킥스)제도는 보험계약을 평가할 때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반영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보험계약의 미래현금흐름을 예측하고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가정이 이자율과 해지율 그리고 위험률이다.
이들 가정은 보험부채 평가의 기초가 되는데, 최초 평가 시점의 가정과 이후 실제 현금흐름 간 차이가 발생할 경우 보험회사의 단기 손익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재무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IFRS17 도입 이후 이러한 가정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한층 커졌다.
보험계약은 대부분 장기계약이기 때문에 미래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할인율의 사용이 불가피하며, 특히 초장기적인 현금흐름을 평가(할인)하기 위해서는 초장기이자율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관측 가능한 기간이 제한돼 있어 장기할인율의 추정이 필요하다. IFRS17뿐만 아니라 킥스 제도에서도 장기할인율의 가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유럽보험연금감독청(European Insurance and Occupational Pensions Authority, EIOPA)은 할인율 산출을 위한 방법론으로 ‘스미스-월슨 모형(Smith Wilson method)’을 제안하고 있다. 이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궁극선도이자율(Ultimate Forward Rate, UFR)의 추정이 필요하고, UFR 추정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EIOPA는 일정 기간의 단기이자율에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실질이자율의 장기 평균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UFR 추정값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감독당국도 이를 준용하고 있다.
EIOPA가 정의하는 UFR의 개념은 ‘장기균형이자율’인데, 이 추정과정은 현실의 단기이자율 평균에 접근하고 있어서 이론과 추정과정 사이에 다소 괴리가 존재한다. 또 실무적으로는 단기이자율 통계기간의 결정방식에 따른 추정의 불안정성 등 이슈가 존재한다.
장기할인율의 추정이 중요하지만 관련 연구들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해외 유명 저널에서도 UFR을 검색해 보면 몇 편의 연구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실무적·이론적 필요성으로 필자는 지난 5년간 UFR을 장기균형이자율의 개념에서 접근해 연구를 진행했고, 최근 해당 논문이 해외 학술지인 퍼시픽-베이슨 파이낸스 저널(Pacific Basin Finance Journal)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Macro-driven Ultimate Forward Rates and Long-Term Interest Rates”(거시경제 요인 기반 궁극선도이자율과 장기금리에 관한 연구 - 편집자 역)다.
이전 연구와 달리 이 논문은 거시경제적인 토대에서 균형이자율의 결정을 유도하고 있으며, 인구, 노동, 기대여명, 세금 및 사회보장정책 등 경제적 실질의 변화가 UFR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규명했다. 경제적 실질이 단기적으로는 변화가 크지 않기에, 본 논문의 UFR은 단기적으로 추정값의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
이자율에 관한 연구는 금융공학과 재무학뿐만 아니라 경제학에서도 폭넓게 이루어져 왔다. 이제는 인접 학문에서 이루어진 많은 학문적 성과를 흡수해 보험학 발전의 토대로 삼아야 하며, 경제학과 보험학의 융합을 통해 보험산업의 현안인 보험부채평가에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산·학·연의 협력이 필요한 때다.
장기할인율은 장기이자율, 장기물가상승률 및 유동성프리미엄의 세 가지 요인으로 구성되는데, 오늘의 논의는 장기이자율 관점에서 이루어졌다. 향후 장기물가상승률과 유동성프리미엄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이어지고, 후속 논의가 활발해져서 실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장기할인율은 보험부채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지만 상대적으로 연구가 많이 되지 않았다. 필자의 시도가 향후 더 나은 방법들이 만들어지는 출발이 되기를 바라며, 후속 연구들이 현재의 EIOPA 방법론을 보완하는 역할이 되길 기대한다.
이항석
성균관대학교 보험계리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