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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평균연령 51세, ‘세대공백’이 흔드는 보험산업

설계사 평균연령 51세, ‘세대공백’이 흔드는 보험산업

설계사 평균연령 51세, ‘세대공백’이 흔드는 보험산업

보험산업의 핵심 판매 축인 ‘보험설계사’ 채널에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설계사의 평균 연령은 51.4세로, 20대 신규 유입 비중은 전체 응시자의 12% 수준에 그쳤다. 반면 40~60대 중·장년층과 60세 이상 인력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업계가 설계사 생태계의 자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령화의 근본 원인은 젊은 층의 직업 기피다. 위촉계약 중심의 불안정한 소득 구조, ‘직업’이 아닌 ‘일’로 인식되는 정체성, 낮은 사회적 매력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평균 소득이 높아 보이지만 경력 2년 미만 설계사의 연소득은 3000만원 초반에 불과해 초기 진입 장벽도 큰 편이다.

인력 구조 변화는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령 설계사는 기존 고객 관리 능력은 뛰어나지만 신규 고객 창출에는 한계가 있고, 상품 구조가 복잡해지는 속도에 비해 교육 인프라의 격차도 여전한 상황이다.

보험사는 연수원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 교육체계를 갖고 있지만, 법인보험대리점(GA)은 교육 콘텐츠·시설·전문화 과정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고령 신규 입문자에게는 진입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가 디지털 보조도구와 교육 표준화 등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이 설계사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연구는 AI가 설계사의 업무를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복잡한 특약 설명과 위험 분석 등 정교한 정보 제공은 AI가 담당하고, 설계사는 신뢰 기반의 관계 형성·생애주기 상담 등 인간적 접점 역할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이를 ‘보조형 전문직’ 모델로 보고 있다.

설계사 직군의 미래는 크게 중·장년층의 평생직업화와 N잡러 구조의 확대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50·60대 설계사는 고객관리, 관계 구축 등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보험사는 직장인·전문직을 위한 N잡러 조직을 확대하며 월 100만원대 부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전업 중심 채널이 유연한 고객관리 직종으로 변모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채널 개편을 위해서는 AI 기반 상담지원, 정착률 중심의 수수료 구조, GA-보험사 간 교육 표준화가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특히 고령화된 인력 구조와 복잡해진 상품 환경을 고려할 때 교육 분야는 더욱 중요한 영역으로 평가된다.

젊은층의 실종, 고령층 중심 구조, 낮은 정착률, 교육 격차, AI 확산이 겹치면서 보험산업은 인력·상품·소비자 환경이 동시에 흔들리는 변화를 맞고 있다. 이러한 격변 속에서 보험 상품은 두 갈래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는 별도의 설명 없이도 소비자가 스스로 가입할 수 있는 단순·직관형 상품이고, 다른 하나는 복잡한 조건과 위험요소를 설계사가 직접 설명하고 소비자 상황에 맞춰 조정하는 맞춤형 ‘집사형 보험’이다.

보험설계사 고령화는 단순한 인력구성 변화가 아니라 판매·신뢰·소비자 보호·산업 성장성 전반을 좌우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특히 요즘처럼 상품 설명서를 꼼꼼히 읽지 않는 세대가 늘고, 보험 자체에 대한 기본 문해력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인구 고령화가 곧 ‘보험을 이해하는 사람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비자 이해력이 떨어질수록 산업은 더 강력한 교육·설명 체계를 필요로 하고, 이는 설계사와 보험사의 역할 재정립과도 직결된다.

남상욱 한국보험교육연구원장은 “어려운 것은 쉽게, 쉬운 것은 재밌게, 재밌는 것은 깊이 있게 가르치는 방식이 정착돼야 한다”며 “보건·환경·기후 등 학습자의 관심사와 연계된 사례 제시가 보험교육의 몰입도를 높일 뿐 아니라, 설계사의 실제 상담 역량 강화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고령화와 소비자와의 보험 지식 격차가 동시에 심해지는 미래를 대비하려면, 보험산업이 위험관리 기관으로서의 ‘판매자 역할’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소비자의 이해력 제고, 교육 인프라 확충, AI와 사람의 역할 분담, 설계사 채널의 지속 가능성 같은 요소들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향후 보험산업의 경쟁력과 신뢰 수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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