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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건전성 ‘경고등’… 연체율·금융사고 상승

은행권의 3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이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낸 가운데, 최근 6년간 금융권 금융사고의 62%가 은행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건전성 회복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창구 입구 모습. ⓒ연합뉴스
은행권의 3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이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낸 가운데, 최근 6년간 금융권 금융사고의 62%가 은행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건전성 회복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창구 입구 모습. ⓒ연합뉴스

은행권 건전성에 안팎으로 경고등이 켜졌다. 1분기 원화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데다, 최근 6년간 금융권 사고의 62%가 은행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6년 3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3월 말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56%로 전월 말(0.62%) 대비 0.06%포인트(p) 하락해 소폭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표면적으로는 개선된 모습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이번 수치는 1분기 기준으로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며, 연체율은 2022년 0.22%를 저점으로 2023년 0.33%, 2024년 0.43%, 2025년 0.53%에 이어 4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7000억원으로 전월(3조원) 대비 3000억원 줄었지만,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같은 기간 1조3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으로 3조원 급증한 것이 연체율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즉 부실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부실을 집중적으로 털어낸 결과라는 뜻이다.

금감원도 “분기 말에는 연체채권 정리 확대로 연체율이 큰 폭 하락하고 익월 다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0.05%p), 6월(-0.12%p), 9월(-0.10%p), 12월(-0.10%p) 등 분기 말마다 연체율이 하락했다가 익월 반등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은행권이 분기 말마다 연체채권을 집중 정리해 수치를 관리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부 지표는 더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22%로 전년 동월(0.11%) 대비 두 배로 올랐다. 중소기업대출(0.81%)은 전년 동기(0.76%) 대비 여전히 높고, 가계신용대출(0.76%)도 전월(0.90%) 대비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금융권 금융사고 6년간 1조 돌파… 은행이 62% 차지

연체 지표가 악화되는 동안 금융권 내부통제도 흔들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금융권 금융사고 규모는 총 1조2419억원(609건)으로 집계됐다.

금융사고 규모는 2020년 172억원에서 2024년 3536억원, 지난해 4318억원(188건)으로 매년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도 1~4월에만 739억원(50건)으로 약 2.4일에 한 번꼴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7697억원(381건)으로 전체의 62.0%를 차지해 사고가 가장 집중된 업권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우리은행이 2309억원(50건)으로 사고 발생액이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는 금융사기가 5052억8200만원(40.7%)으로 가장 많았고 업무상 배임(2911억원), 횡령·유용(2051억원)이 뒤를 이었다.

특히 금융사기는 2024년 558억원(32건)에서 지난해 3318억원(113건)으로 1년 새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상당수가 은행권에서 발생했으며, 담보가치 부풀리기·허위 임대차계약 등 조직적 수법을 동원한 사례가 많았다. 이는 여신 심사와 사후 관리 전반에 걸친 내부통제 공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4년 연속 오른 연체율과 해마다 불어나는 금융사고는 은행권 건전성 위기가 수치 너머에서 안팎으로 깊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분기 말마다 반복되는 연체채권 정리와 금융사기·횡령의 구조적 확산이 맞물린 상황에서, 단순한 수치 개선이 아닌 실질적인 건전성 회복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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