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보험시장, ‘명절 선물’의 진화
중국 보험대리인(보험설계사)들의 명절 선물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에는 춘절(설날)과 중추절(추석)에 선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전통이 여전히 남아있다. 예전에는 보험대리인이 준비하는 선물은 쌀, 밀가루, 식용유 등 생활필수품이 단골 품목이었지만, 최근에는 법률·세무 자문, 자녀 교육 컨설팅, 뷰티 클래스 등 ‘부가가치서비스’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1980~1990년대생이 보험소비의 주력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고객의 기대가 ‘물질’에서 ‘지식과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화타이생명 베이징분공사 보험대리인 양씨는 이러한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했다. 그는 몇 해 전부터 명절 선물로 준비하던 생필품에 고객들의 반응이 점차 냉담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런 물건은 직접 사면 그만인데 굳이 받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오히려 “변호사나 교육 전문가를 소개해 달라”는 요구가 늘었다.
이에 양씨는 지난해 춘절부터 선물 대신 법률·세무·교육과 관련된 ‘무료 자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젊은 여성 고객에게는 메이크업·치파오(중국 전통 여성복) 런웨이 행사를, 창업을 준비하는 고객에게는 변호사 상담을,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교육 컨설팅을 제공했다. 보험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훨씬 뜨거웠고, 그는 상품을 권하지 않고 ‘신뢰’를 쌓는 데 집중했다. 시간이 지나자 고객들이 스스로 보험 상담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소비 세대 교체가 있다. 과거 명절 선물로 애용되던 월병, 계란, 쌀, 보험설명서 등이 사라지는 변화의 주체는 80년대 이후 출생한 신세대 그룹으로, 그들은 부모 세대와 완전히 다른 소비패턴과 전문지식으로 보험대리인으로 하여금 보험서비스의 가치표준을 재정의하도록 추동하고 있다.
창춘시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샤오왕은 “부모님 세대처럼 보험대리인에게 월병이나 계란을 받는 문화는 낡았다”고 말한다. 그는 필요한 정보를 직접 찾아보고, 필요할 때만 보험대리인과 연락해 자문을 구한다.
실제 ‘장수시대 도시주민의 재산관리 백서’에 따르면, 보험소비자의 70% 이상이 26~45세이며, 이 중 26~35세가 40.5%를 차지한다. 1980년대 이후 출생자가 보험소비의 주력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들은 경제력을 갖추고 가정을 꾸리며, 위험 대비와 재테크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대리인의 경쟁력이 이제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라 고객 요구에 맞춘 전문적이며 포괄적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능력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앞서 언급한 각종 부가가치서비스는 고객의 이익에 부합하고, 위험관리서비스는 잠재위험에 대한 고객의 인식과 대응에 유용하며, 재테크서비스는 고객 재산의 보전·증식에 도움이 되고, 양로서비스는 고객의 건강과 노후 보장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행보험보(베이징)=정회남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