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 보험, 재해 넘어 일상으로 확대… ‘생활밀착형 안전망’으로 진화

지자체 보험, 재해 넘어 일상으로 확대… ‘생활밀착형 안전망’으로 진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성 보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과거 재난 중심의 시민안전보험에 머물던 지자체 보험은 최근 자전거 사고, 군복무 중 상해,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 개 물림 사고, 기후위험, 소상공인 화재와 사이버 피해까지 보장 범위를 넓히며 ‘생활밀착형 안전망’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 보장 영역 확대… 재난에서 일상으로
가장 큰 변화는 보장 대상과 위험 유형의 확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보험업권과 경남·경북·광주·전남·제주·충북 등 6개 지자체가 상생보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지자체는 3분기부터 신용생명보험과 지역 특화 손해보험을 결합한 상생보험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용생명보험은 사망이나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 등 질병 발생 시 보험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여기에 지역 특성을 반영한 손해보험이 결합되는데, 제주는 건설현장 기후보험, 충북은 사이버케어보험, 경남은 화재배상책임보험처럼 지역 사정에 맞춰 설계된다.
기존 시민안전보험도 재난 중심에서 일상형 보장으로 넓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2026년 시민안전보험 보장 항목을 20개로 확대하면서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 중 상해 후유장해 보장을 추가했다. 인천시 역시 2026년 시민안전보험에서 PM 사고 보장을 신설하고 등록외국인뿐 아니라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까지 보장 대상에 포함했다. 군포시는 상해진단위로금을 새로 넣었고, 익산시는 개 물림 사고 응급실 진료비까지 보장 항목에 포함했다.
■ 자전거·군복무 보험 확산, 생활밀착형 정착
자전거보험은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지자체 보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계룡시는 시민이 별도 절차 없이 자동 가입되는 자전거보험을 운영하며 타 지역에서 발생한 사고도 보장한다고 밝혔다. 횡성군도 2026년도 자전거 사고 보험 재가입을 완료했고, 안산시는 2018년부터 전 시민 자전거보험을 운영해 오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올해 구민 자전거보험의 진단위로금을 최대 70만원으로 올리는 등 실질 보상을 강화했다. 지자체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과 안전보장을 동시에 묶는 방식이 확산하는 셈이다.
군복무 청년 상해보험도 지방정부의 새로운 정책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진주시의회는 올해 2월 군 복무 청년 상해보험 조례안을 발의했으며, 경기도와 서울시를 포함해 전국 약 40개 지자체가 유사 제도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구는 올해도 군복무 청년 상해보험 지원 사업을 이어가며 19개 항목을 보장하고 있고, 음성군은 보장 항목을 17종으로 확대했다. 이 제도는 군 복무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질병 위험에 대한 보장을 보완해 청년들의 복무 환경을 보다 안정적으로 지원하려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 자동가입·중복보상 도입, 보장 격차·운영 기준은 과제
이들 상품의 공통점은 자동 가입과 중복 보상이다. 행정안전부 재난보험24에 따르면 시민안전보험은 지자체가 보험료를 부담하고 주소지를 둔 주민을 별도 절차 없이 일괄 가입시키는 제도다.
실제로 최근 확대된 다수 상품도 주민등록이나 거소신고 여부만으로 자동 가입되고, 다른 보험과 별도로 보상이 가능한 구조를 택하고 있다. 이는 보험 사각지대 해소와 정책 체감도 제고에 유리하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지자체별 보장 항목과 보험금 수준 차이가 커 같은 사고라도 거주지에 따라 보장 격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민안전보험의 보장 항목과 규모는 지자체마다 다르며, 행정안전부도 주소지별 가입 정보를 따로 확인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한 보험학계 관계자는 “지자체 보험은 대부분 세금을 재원으로 운영되는 만큼 단순한 가입 확대보다 보장 기준의 일관성과 보험금 지급 과정의 투명성이 더 중요하다”며 “실제 도움이 되는 실효성 있는 안전망으로 자리 잡도록 제도 설계와 운영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