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 ‘치매위기’, 보험·신탁에서 해법 찾아
우리나라가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치매 위험도 현실적인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치매 환자도 증가하면서, 돌봄과 의료뿐 아니라 자산관리 문제까지 함께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9.25% 수준이며, 85세 이상에서는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인구는 약 97만명으로 추산되며,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50년에는 226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 커지는 치매머니… 관리 실패 시 사회적 비용 확대
치매 인구 증가와 함께 이른바 ‘치매머니’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치매머니는 치매 고령자가 보유한 금융자산과 부동산 등 자산을 의미하며, 2023년 약 154조원이던 규모는 2050년 48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치매가 진행될수록 판단능력이 저하돼 자산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자산관리 장치가 없을 경우 자산이 동결되거나 방치될 수 있고, 금융사기나 가족 간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결국 치매머니는 단순히 지켜야 할 재산이 아니라 환자의 돌봄과 요양, 가족의 생계 안정을 위해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활용돼야 할 자산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 보험 역할 확대… ‘보장+돌봄’ 기능 강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생명보험회사의 역할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치매보험은 치매 진단 시 진단금과 간병비를 지급하고, 장기요양에 대비할 수 있는 경제적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장기간 치료와 돌봄이 필요한 치매의 특성을 고려하면 보험을 통한 사전 대비는 가계의 재정적 충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일부 생명보험회사가 요양시설 운영 등 요양산업에 진출하면서, 단순한 보험금 지급을 넘어 고령자의 생애 전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기능이 확장되는 모습이다.
치매의 특성상 장기간 치료와 돌봄이 필요한 만큼, 보험을 통한 사전 대비는 필수적인 위험관리 수단으로 평가된다.
■ 신탁 연계 통한 제도 보완도 필요
치매 고령자의 재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신탁제도 활성화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예·적금과 부동산뿐 아니라 연금, 보험금청구권 등도 신탁 가능한 재산 범위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치매신탁이 투자보다 보관과 관리 목적이 강한 경우, 관리형 신탁으로 인정해 제도 적용을 합리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현재 신탁상품이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운용돼 일반 고령층의 접근성이 낮고, 판매 자격 요건 역시 높아 현장 활용이 제한된다는 점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이에 일본 사례를 참고해 고령층과 접점이 많은 보험설계사가 일정 범위 내에서 치매신탁을 권유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은 생명보험회사가 신탁전문자회사 또는 신탁대리점 형태로 생명보험신탁 판매가 가능하며, 생명보험설계사는 보험판매자격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생명보험신탁에 한해 별도의 신탁 자격 없이 체결 권유가 가능하다. 보험 본래의 보장상품인 질병·치매·상해보험과 신탁 기능이 연계된다면 보장과 자산관리를 함께 준비하는 체계도 가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명보험협회는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이나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며 “치매보험의 활성화와 신탁제도의 합리적 개선이 치매 고령자의 건강관리와 치매머니의 안전하고 체계적인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