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리치 MRC의 보험 라운지 5세대 실손보험, 갈아타는 게 답일까
“담당자님, 저 실손보험 바꿔야 할까요?”
최근 들어 이 말을 자주 들었다. 보험료가 지금보다 30~50% 저렴해진다는 말이 퍼지면서 관심이 생긴 것 같다. 매년 갱신 때마다 올라가는 보험료 때문에 부담스러웠던 사람이 많으니 이해는 된다.
하지만 필자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렇게 되묻는다.
“도수치료나 MRI 자주 받으세요?”
실손보험은 세대마다 보장 구조가 크게 다르다. 1세대는 대부분의 비급여를 보장했고, 2세대부터 자기부담금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3·4세대를 거치면서 비급여 보장은 줄고 자기부담 비율은 높아졌다. 그리고 이제 5세대가 등장하려 하고 있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보험료가 싸진다.”
그런데 그 뒤에 항상 따라붙는 말이 있다.
“대신 보장은 줄어든다.”
얼마 전 50대 직장인 고객 한 분이 5세대로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연락을 해왔다. 보험료가 많이 줄어든다는 얘기를 듣고 솔깃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허리 디스크 때문에 한 달에 두세 번씩 도수치료를 받고 있었다. 필자는 바로 말씀드렸다. “아직 출시도 안 됐는데 지금부터 너무 서두르실 필요 없어요. 조금 더 기다려 보세요.”
왜 그랬을까.
현재 논의되는 5세대 실손보험의 방향을 보면, 비급여 보장 비율이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쉽게 말하면, 병원에서 100만원의 치료를 받았을 때 지금은 70만원을 돌려받았다면, 5세대에서는 5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거기다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비급여 MRI 같은 항목은 보장이 더 빡빡해지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근골격계 치료를 자주 받는 사람에게는 보험료 절감보다 본인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는 구조다.
이쯤 되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럼 왜 이런 상품을 만드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의 실손보험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급여 항목의 과잉 이용이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치솟았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보험료 인상으로 돌아왔다.
실손보험이 ‘의료비 안전망’이 아니라 ‘비급여 이용 촉진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5세대는 그 구조를 바로잡으려는 시도다. 방향 자체가 틀린 건 아니다. 다만 그 비용을 누가 더 많이 부담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보험 일을 하면서 가장 안타깝게 느끼는 건 “몰라서 손해 보는 것”이다. 보험료를 아끼려다가 정작 자주 받는 보장을 포기해버리면, 더 큰 손해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세대 전환이 있을 때마다 서두르다가 후회한 사례를 여럿 봤다.
물론 5세대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병원을 거의 이용하지 않거나, 비급여 치료를 거의 안 받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보험료가 줄어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건강하고 병원을 자주 찾지 않는다면 지금의 높은 보험료를 계속 내는 것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 보험은 결국 ‘나의 의료 이용 패턴’에 맞춰서 판단해야 한다.
다만 도수치료나 체외충격파, MRI, 비급여 주사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5세대가 실제로 출시되고 세부 내용이 확정된 뒤에 천천히 따져보는 게 낫다. 전환 조건이나 보상 기준도 아직 논의 중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보험료가 싸다”는 말 한 마디에 흔들리기 전에, 본인의 최근 몇 년간 비급여 의료비 이용 내역을 먼저 확인해 보길 권한다. 건강보험공단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진료 내역을 조회하면 어떤 항목으로 얼마를 썼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보험은 가입할 때보다 쓸 때가 더 중요하다. 매달 나가는 보험료가 아깝게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정작 아플 때, 치료받을 때 보장이 없다면 그게 더 아프다.
5세대 실손보험이 정식 출시되면 분명히 전환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판단은 “보험료가 싸다”는 한 줄짜리 뉴스가 아니라, 내 몸 상태와 의료 이용 패턴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상품 구조와 세부적인 약관이 확정된 이후, 본인의 상황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본다.
윤정원
메타리치 MRC 중부사업단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