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진의 보험을 워딩하다 언어의 미학, 신뢰는 말에서 시작된다
언어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 정보와 지식 등을 서로 교류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회적 약속의 표현 체계다. 음성적 언어만 있는 것은 아니며 활자나 표정, 몸짓 등 비언어적인 요소까지 두루 언어라고 볼 수 있다.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되고 질서를 유지할 수 있으며 감정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 결국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큰 가교역할이 가장 핵심적이라고 볼 수 있다.
보험설계사에게 있어 언어는 고객에게 자신을 오롯이 드러내는 도구다. 자신이 누구인지부터 나타내기도 하고, 어떤 타이밍과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계약이 성사되기도 실패하기도 한다. 또 언어는 약속이라는 측면에서 신뢰를 주기도 잃기도 한다. 즉 좋은 언어를 써야하는 것이다. 먼저 짚고 넘어가건대 단순히 말만 유창하게 잘한다고 해서 결코 좋은 언어라고 볼 수는 없다. 필자가 생각하는 좋은 언어란 다음과 같다.
■ 상대방 눈높이에 맞는 언어
수시로 상품 교육을 듣고 매일같이 각 보험사의 메시지를 받고 동료들끼리 업무에 관련된 대화를 하는 보험 모집인들은 자연스레 이 업계만의 언어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반복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고객에게조차 같은 언어를 내뱉는 경우가 있다.
돌이켜보면 필자의 초보 시절에도 그런 실수를 했던 몇몇 일들이 있었다. 고객의 입장에선 때로는 지루했을 것이고, 때로는 머리가 아팠을 것이다. 결과는 뻔한 실패였다. 어떤 고객에게서 직접적으로 “그래서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듣고서야 깨달았다. 지식의 전달 과정에서 발생한 잘못된 언어 사용이었다는 사실을. 보험의 본질을 잘 전달하되 철저히 고객이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을 법한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된 것이어야 한다.
■ 양방향의 언어
일방적인 대화는 누구도 기피하고 싶은 게 이치다. 설계사로서 하고 싶은 말이 많고 고객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많다는 것엔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화를 혼자서 끌고 가는 만남은 무의미하다. 그 시간은 상담이지 수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담은 소통이고 고객을 위한다는 진심을 전달하는 시간이다. 현재와 미래를 그리며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언어와 비언어적인 요소를 함께 쓰며.
■ 이해와 존중의 언어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에서도 이해와 존중은 필수적이다. 하물며 고객은 어떠할까. 절판을 앞둔 상품을 소개한다고 할지라도 상대방에게 불안을 야기하는 것보단 설득하는 것이 먼저다. 완벽하게 이해시킬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고객은 겁이 아니라 납득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어요”라는 마법과도 같은 한 문장을 꼭 첨언하길 바란다. 그것은 곧 존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존중이 없이 몰아붙이는 대화의 끝은 둘 중 하나다. 뒤로 가거나 끊기거나.
■ 선택하게 만드는 언어
무엇보다 고객은 매달 보험료를 내는 주체다. 절대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집인은 고객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현실적으로 제시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중간 다리’다.
고객의 머릿속에서 ‘이 사람은 내 판단을 무시하네’ 보다 ‘이 사람 얘기가 맞는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드는 편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이 사람은 내 의견을 궁금해 하지 않네’ 보다 ‘이 사람은 내 상황을 고려하고 있구나’라는 신뢰를 주는 편이 온당하지 않은가. 그렇게 고객 스스로 선택한 상품과 보험료는 긴 유지로 이어지기도 하니 서로에게 아름다운 결말이다.
이토록 다양하게 갖춰야 할 언어의 양상을 매일 체크하고 실행하고 되돌아보길 바란다. 신년이 되고 휴대폰에 저장된 고객들에게 안부 문자는 돌렸는지 궁금하다, 어떤 문장으로 어떻게 보냈는지도 묻고 싶다. 필자는 매달 보내고 나서 며칠 뒤 후회를 하곤 한다. 한 번 더 고심하고 보내볼 것을… 본인 언어의 아름다움이 더욱 잘 전달될 수 있게 말이다.
이하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VIP지사 영업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