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과학 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신약 연구개발 성과보다 혁신 기술을 의료현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량에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취리히보험그룹은 지난 6일 ‘2030년 이후: 생명과학의 미래(Beyond 2030: The Future of Life Sciences)’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 핵심 내용
취리히보험은 “향후 10년간 산업의 성공은 과학기술 자체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에도 달려 있다”며 “생산능력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규제 승인 절차, 자금조달 방식, 안정적인 협력관계가 핵심 요소”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각국이 의약품 생산시설과 의료데이터, 핵심 기술을 전략자산으로 인식하면서 무역정책과 지정학적 갈등이 생명과학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가 신약 개발 속도를 앞당기더라도 임상 검증과 규제 승인, 생산, 보험급여 결정은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의료서비스가 병원을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과 환자가 직접 사용하는 기기로 확장되면서 사이버보안과 데이터 관리, 책임 소재에 대한 대응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한 번의 치료로 장기간 효과를 내는 치료법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치료비 조달과 가격 산정, 비용 지급방식 등 기존 의료비 지불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개발 초기 단계부터 규제, 시장 진입, 가격, 보험급여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혁신 기술을 많이 내놓는 것보다 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재원을 마련해 환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페니 시치(Penny Seach) 취리히보험그룹 국제부문 최고언더라이팅책임자는 “생명과학 분야의 혁신이 빨라지는 만큼 관련 위험과 복잡성도 커지고 있다”며 “연구 성과를 실제 치료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규제·기술·운영상 과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