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28세의 나이로 전사한 고(故) 강대언 경사가 7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7월 2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양시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고, 2007년 발굴된 유해의 주인공이 강대언 경사임을 공식 확인했다.
고인의 유해는 2007년 5월 전라남도 영광군 묘량면 삼학리 일대에서 발굴됐다.
당시 지역 주민들은 “1950년 7월 북한군과 교전 중 전사한 경찰관들을 인근 야산에 매장했다”고 제보했고, 국유단은 육군 제31보병사단과 함께 발굴을 진행해 총 38구의 집단 유해를 수습했다. 이 중 현재까지 24명의 경찰 전사자가 가족을 찾았으며, 강 경사는 올해 국유단이 신원을 확인한 여덟 번째 호국영웅이자 2000년 유해발굴사업 시작 이후 276번째로 가족에게 돌아간 전사자다.
신원 확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유가족 유전자 시료는 2023년 9월 고인의 막냇동생 강대유 씨(1943년생)로부터 채취했지만, 당시 기술로는 유해 유전자와의 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국유단은 지난해부터 최신 유전자 분석 기술을 적용해 영광 발굴 유해를 재검사했고, 올해 3월 한 달간 비교 분석 끝에 강대유 씨와 형제 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고인은 1922년 7월 전남 광양시 진월면에서 9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벌교경찰서(현 보성경찰서)에서 경사로 근무했다.
1950년 7월 20일부터 25일까지 이어진 호남지역전투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이 전투는 국군 제5·7사단과 전남경찰국 소속 경찰대대가 호남으로 진출하려는 북한군 제6사단을 막기 위해 벌인 지연전으로, 열세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낙동강 방어선으로 철수한 역사적 전투다.
이날 행사는 유가족 요청에 따라 광양시 백운산프라자에서 열렸다.
김성환 국유단장 직무대리는 유가족에게 호국영웅 귀환 패와 신원확인 통지서, 발굴 유품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했다. 유가족 대표 강대유 씨(83세)는 “형님이 전사하고 어머니가 땅을 치며 우는 모습을 수없이 봤다”며 “그동안 형님 얼굴도 못 보고 심적으로 무거웠는데 찾았다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개인이 못하는 것을 국가가 늦게라도 찾아줘 고맙다”고 소회를 밝혔다.
국유단은 아직 가족을 찾지 못한 6·25 전사자의 신원 확인을 위해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유전자 시료는 전사자 기준 친·외가 8촌까지 제공할 수 있으며, 신원이 확인되면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거동이 불편해 직접 방문이 어려운 경우 국유단 대표번호 1577-5625(오! 6·25)로 연락하면 직원이 직접 찾아가 시료를 채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