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병비 부담 눈덩이…공적보험 한계 속 민간 역할 주목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아 고령 가구의 '간병 파산'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펴낸 '2024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장기요양 등급 인정자는 116만5000명으로 1년 새 6.1% 늘었다. 2015년 47만명과 비교하면 9년 만에 2.5배로 증가한 셈이다.


급여 지출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연간 노인장기요양 급여비용은 16조1762억원으로 처음 16조원을 넘겼으며, 2020년 9조8248억원 대비 4년 만에 65% 가까이 급증했다. 재정 당국은 장기요양보험 재정이 올해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적립금이 2030년 전후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적 제도가 감내하기 어려운 재정 부담이 명확해지면서 가계가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할 간병비 공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사적 간병 시장에서 요구되는 비용은 공적 급여액을 크게 웃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사적 간병 서비스 월평균 비용은 약 370만원으로, 이는 65세 이상 고령 가구 중위소득의 1.7배에 달한다. 서울간병인협회 기준 하루 간병비는 평균 12만~14만원 선으로, 한 달이면 최소 300만원 이상 지속적으로 나간다. 이런 부담 때문에 중장년층 자녀가 부모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적 장기요양보험이 완전히 보장하지 못하는 현장 간병 비용을 민영 간병보험이 보완하는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주요 손해보험사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 원수보험료는 2조844억원으로 전년보다 60.3% 급증했다. 보험사들은 보장 범위도 과거 중증 치매 중심에서 경도인지장애 같은 경증 질환으로 넓히고, 재가 방문 요양 서비스나 주·야간보호 등 복합 돌봄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보장 한도를 하루 20만원에서 10만~15만원 수준으로 조정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으며, 과거 실손보험의 손해율 폭등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선제적 조처라는 평가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시범사업을 목표로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를 추진 중이지만, 이는 장기입원 중증 환자에 한정돼 가정 내 재가 돌봄이나 일반 병원 입원에 따른 광범위한 간병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적 장기요양보험이 취약계층의 기본적 생존권을 보장하고, 민간 보험이 실제 간병비 부족분을 흡수하는 유기적 역할 분담이 초고령사회 돌봄 안전망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