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론화 과정 속 '재정 형평성' 논란 재점화
오는 7월, 정부 주도로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를 논의하는 국민참여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단순히 외모 개선을 위한 의료 수요를 공적 보험으로 보장할 것인지, 아니면 엄격한 기준 아래 필수 의료 영역에 집중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논의 방향이 향후 건강보험의 급여 확대 원칙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 체계에서 탈모는 전면적으로 배제된 상태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원형탈모증 같은 병적 탈모에 대해 질병코드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 경우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반면 노화나 유전적 요인에 의한 일반적 탈모는 비급여로 분류되고 있다. 2022년 기준 탈모 환자는 24만8000명에 달했고, 외래 1인당 진료비는 16만20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진료비 자체는 높지 않지만, 치료 기간이 길고 대상자가 많아 건강보험 적용 시 재정 부담이 지속적으로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
건강보험 재정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5년 당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그 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6년 적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의료개혁 재정 투입까지 고려할 경우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2029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필수의료와 중증질환,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신규 급여 항목 확대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눈여겨볼 점은 민간보험 시장에서도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융위원회는 5세대 실손보험 개편을 통해 비중증 비급여 영역의 보장을 축소하고, 암·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 같은 중증 비급여에 보장을 집중하는 쪽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이는 선택적·반복적인 의료 이용에 대한 보장은 줄이고, 실제로 의료비 부담이 큰 영역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공적 건강보험이 민간보험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는 여기서 나온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탈모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아니라, 제한된 건강보험 재원을 어디에 우선 배분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보장성을 넓히는 방향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그 순서와 기준이 흔들리면 필수의료와 중증 질환에 대한 보호가 소홀해질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건강보험이 정치적 인기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닌, 사회 전체의 의료 안전망이라는 본질을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탈모 치료제 급여화는 단순한 보장 확대를 넘어, 공적 보험의 철학과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