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조례와 규칙 중 사업자 간 경쟁을 제한하거나 소비자의 권익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자치법규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이번 개선 작업을 통해 총 233건의 조례·규칙이 개선되었으며, 이 중 51건은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발굴하여 개선한 과제로, 중앙과 지방의 협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공정위는 매년 경쟁제한 및 소비자권익 저해 요소를 분석하여 개선을 추진해 왔다. 특히 올해 개선 실적은 진입제한 36건, 사업자차별 34건, 경쟁능력제한 3건, 소비자권익저해 160건으로 구성되어, 소비자 권익 보호 분야에서 가장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공정위는 이러한 성과를 행정안전부의 지자체 합동평가 지표와 연계하여 지자체의 자발적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첫 번째 주요 개선 분야는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규제 완화다. 일부 지자체는 농산물 도매시장법인의 자본금 요건을 20억 원 이상으로 설정했으나, 사업자 수요와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청과부류 도매시장법인의 자본금 요건을 10억 원 이상으로 낮추었다. 이는 중소 농산물 유통업체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조치다. 또한 자동차대여사업 등록을 위한 최소 보유 차량 대수를 20대에서 10대로 낮추어 영세 사업자의 시장 진입 문턱을 낮췄다. 이와 함께 지자체 사무를 민간에 위탁할 때 수탁자 선정 원칙이 불명확했던 사례에 대해서는 공개경쟁 원칙을 명시하도록 개선하여, 자의적 선정으로 인한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했다. 이를 통해 해당 분야에서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특정 사업자를 차별하는 규제가 개선되었다. 일부 지자체에서 관광기념품으로 인정받기 위해 개발자나 제작자가 해당 지역 내에 거주할 것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다. 이는 사업자의 능력과 무관하게 외부 사업자의 참여를 원천 차단하여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었다. 개선된 조례에서는 지역 소재 요건을 삭제하고, 대신 지역의 특성, 정체성, 관광자원 등을 활용하여 개발·제작하도록 조건을 변경했다. 이제는 제품의 품질, 가격,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져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로, 사업자의 영업 활동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경쟁능력 제한 규제도 손질되었다. 일부 지자체의 조례에서 지역 건설업체나 석재업체 간 불필요한 과당 경쟁을 자제하도록 규정한 사례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문구는 사실상 사업자 간 경쟁을 억제하고 담합을 조장할 수 있어, ‘건전한(공정한) 경쟁’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었다. 이로 인해 경쟁을 자제하라는 모호한 지침이 사라지고, 시장 내 경쟁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례에 근거한 담합 우려도 해소되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공정한 경쟁이 촉진될 것이다.
네 번째로, 소비자 권익을 직접적으로 저해하는 규정이 대폭 정비되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청소년시설, 체육시설, 평생교육학습원 등 주민편익시설에서 이용료 반환 규정이 불명확하거나 비대칭적인 사례가 많았다. 예를 들어 운영자의 귀책사유로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반환 규정이 없고, 이용자의 취소 사유만 규정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번 개선을 통해 운영자 귀책사유와 이용자 귀책사유 모두에 대해 공정위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적용하여 사용료 반환과 위약금 배상 기준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이는 지역 주민이 시설을 이용할 때 예상치 못한 금전적 손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고, 불필요한 분쟁을 사전에 방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에도 다양한 개선 과제를 발굴하여 지자체와 협력할 계획이다. 사업자의 자유로운 시장 진입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치법규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개선 결과는 지자체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긍정적인 사례를 보여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지자체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