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신(新)철강 조치를 앞두고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6월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철강협회 및 주요 철강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협상 경과와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U는 2018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운영해 온 철강 글로벌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가 오는 6월 30일 종료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철강 수입관리 제도를 마련했다. EU가 제정한 '철강 공급과잉 대응법'에 따르면 철강 30개 품목에 대해 일정 물량을 초과하는 수입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일정 물량에 한해서만 무관세로 수입을 허용하는 '관세할당 제도(TRQ)'를 운영할 계획이다.
문제는 EU가 허용하는 전체 무관세 수입 물량이 현행 세이프가드 체제의 총 3,382만 톤에서 1,835만 톤으로 무려 46% 가까이 축소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주요 수출국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한국 기업의 EU 시장 접근 여건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U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로 큰 철강 수출 시장이다. 그간 국내 철강업계는 자동차, 기계, 에너지 등 유럽 주요 산업의 공급망에 고품질 철강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왔으나,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대EU 수출에 상당한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산업부는 이번 사안을 최우선 통상 현안으로 관리하며 고위급·실무급 협상을 병행해 왔다. 특히 한국산 철강이 EU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 한국이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 왔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철강 쿼터 배정에서 우선적인 고려를 요청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품목별 수출 영향, 현장 애로사항,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참석 기업들은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우리 기업의 시장 접근권 확보를 위해 적극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EU의 신철강 조치는 우리 철강업계의 수출과 투자,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부는 정상외교, 고위급 협의, 실무 협상 등 가용한 모든 채널을 총동원해 업계의 이해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든 만큼 우리 철강업계의 정당한 이익과 시장 접근권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계에서도 품목별 수출 전략을 면밀히 점검하고 확보된 쿼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최근 주요국들이 철강 공급과잉에 대응해 관세 인상, 세이프가드, 반덤핑·상계관세 등 다양한 수입규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어 유사한 조치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업계도 공정한 수출 관행과 거래 투명성을 강화해 불필요한 제약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철강업계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유지하면서 EU 신철강 조치 시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우리 기업의 피해 최소화와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한 후속 대응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