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 해외 진출, ‘성장 동력 확보’ 잰걸음
최근 DB손해보험이 미국 특화보험사 ‘The Fortegra Group, Inc.(이하 포테그라)’를 인수한 가운데, 국내 대형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보험사들이 내수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확장성과 성장성 면에서는 해외 대형 보험사 대비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나온 의미 있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보험사의 해외 진출과 Credit’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는 내수 기반 사업 및 조달구조를 영위하며 높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신용평가사로부터 우수한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확장성이나 성장성은 해외 대형 보험사와 비교하면 약한 편이다. 지난해 결산 기준 국내 대형 보험사의 해외 자회사 매출 및 순이익 비중은 대부분 5% 이내에 불과하다. 조 연구원은 “금융업 관련 규제와 제한된 자본력으로 대형 크로스보더 M&A에 대한 접근성이 약한 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및 유럽 대형 보험사들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 보험사들은 지난 15~20년 동안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대형 M&A를 통해 글로벌 보험 플랫폼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미국, 영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해외 진출이 활발하며, 2020년부터 최근까지도 Nippon Life, Dai-ichi Life, Meiji Yasuda Life 등이 대규모 M&A를 추진한 바 있다. 이들은 다변화된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내수시장의 성장 둔화를 보완하고 있다.
유럽 대형 보험사들 역시 내수시장의 성장성 둔화, 저금리 압력, 인구구조 변화 등에 직면하며 M&A를 통해 해외시장으로 사업기반을 확대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ACE(스위스)의 Chubb(미국) 인수, AXA(프랑스)의 XL Group(버뮤다) 인수 등이 꼽힌다. 이처럼 해외 대형사들은 M&A를 성장의 주요 전략으로 활용하며 글로벌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과거 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은 주로 소수 지분이나 전략적 지분 투자, 혹은 전문보험 플랫폼 지분 일부 확보에 머물렀지만, 지난해부터는 해외 금융사나 금융플랫폼의 경영권 인수가 동반되는 등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추세다.
지난달 26일에는 DB손해보험이 미국 포테그라 인수를 발표하며 관심을 받았다. 포테그라는 1978년 설립된 자동차 특수보험·보증 전문 보험사로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현재 특화보험을 비롯해 신용·보증보험 등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수는 DB손해보험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인수 전 DB손해보험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5% 수준이었으나, 이번 포테그라 인수 반영 시 그 비중이 약 24%로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조 연구원은 “현재 고령화 및 저성장 기조의 제한된 내수시장, 성장 동력 확충의 필요성, 사업기반의 확장이 성장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기업들도 해외 진출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DB손해보험의 포테그라 인수는 재무여력 내에서 사업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