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해 국내 보험사들이 해상운송 리스크에 직면하며 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전쟁 리스크에 노출된 국내 보험사의 해상보험 보유액은 1조6863억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주요 손해보험사와 일부 재보험사를 포함한 집계로, 실제 위험 규모는 재보험 분산 구조를 고려할 때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상보험의 주요 구성인 선박보험과 적하보험이 각각 9796억원, 7067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삼성화재가 단일 회사 중 가장 큰 위험을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쟁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기존 0.25% 수준이던 선박보험 요율이 1~3%대로 급등했고, 전쟁위험보험 특약의 재계약 조건도 대폭 강화되는 추세다. 보험업계는 요율 조정이 일정 유예 기간 후 본격화되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선주와 화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용 상승은 단순한 보험 시장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운임 상승을 통한 물류비 증가는 에너지 가격 및 소비자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중동에서 출발하는 원유 수송 경로의 안정성이 훼손될 경우 국내 에너지 수급에도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더불어 동일 해역 내 다수 선박의 집중 피해 가능성은 보험사뿐만 아니라 재보험사들의 인수 여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항로 안정화를 위해 정책적 보험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장 원리와의 괴리로 인해 현실적 난항이 예상된다. 런던 보험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리스크 관리 체계는 고위험 해역 확대와 항차별 평가 강화로 대응하고 있으며, 단일 국가의 정책 개입만으로는 해운 정상화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선원의 안전 확보 문제까지 더해지며 운항 결정은 보험 조건을 넘어서는 복합적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대규모 보험금 지급 상황에 대비해 회계 규제 완화 방안을 포함한 종합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해상보험은 이제 단순한 재정적 보호 장치를 넘어 국제 물류 및 에너지 공급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으며, 보험업계의 리스크 관리 체계는 글로벌 경제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