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국내 보험사 위험노출 1.7조원, 전쟁보험 급등에 해상보험 ‘비상’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내 보험사의 해상보험 위험 노출액이 1조7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위험보험 요율 급등과 미국의 정책성 보험 지원 구상이 맞물리며 글로벌 해상보험 시장에 구조적 충돌이 나타나고 있다.
■ 국내 보험사 해상보험 위험노출 1조7000억원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일 기준 국내 보험사의 해상보험 보유 규모는 총 1조68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험사 10곳과 재보험사 2곳이 인수한 선박보험과 적하보험 등을 합산한 수치로, 재보험 일부 물량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위험 노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보장 유형별로는 선박보험이 9796억원, 적하보험이 7067억원이다. 회사별로는 삼성화재가 4272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KB손해보험 3328억원, 현대해상 284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상보험은 사고 규모가 커 여러 보험사가 공동 인수하고 재보험으로 분산하는 구조”라며 “전쟁 상황에서는 손실 집중 위험이 동시에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 전쟁위험보험 급등… 시장 전반 비용 압박
전�, 여파로 보험료율도 급등하고 있다. 기존 선박보험 요율이 약 0.25% 수준이었던 것과 달리 전쟁 이후에는 1~3%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쟁위험보험은 일반 선박보험과 별도로 운영되며 분쟁 해역 통과 시 추가 보험료가 부과되는 구조다. 일정 유예기간 이후에는 기존 계약이 종료되고 위험을 반영한 요율로 재계약이 이뤄진다.
보험료 상승 부담은 결국 선주와 화주에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운송비 증가를 통해 에너지 가격과 글로벌 공급망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동일 해역에서 다수 선박 피해가 발생할 경우 나타나는 집중 손실 위험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이는 보험사의 인수 여력뿐 아니라 재보험 시장의 수용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美 정책보험 구상 vs 글로벌 재보험 구조 충돌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항로 정상화를 위해 정책성 보험 및 재보험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상이 시장 구조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상보험 시장은 선주, 화주, 중개사, 재보험사, 금융기관, 계약 조건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구조”라며 “단일 국가의 정책만으로 운항을 정상화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해상보험의 중심인 런던 보험시장은 최근 중동 고위험 해역 범위를 확대하고 항차별 위험 평가와 보험료 협상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선 상태다.
■ “보험 넘어 공급망 변수”… 금융당국도 점검 착수
아울러 항로 정상화는 보험 조건뿐 아니라 선원 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 실제 공격 위험이 존재할 경우 선장과 선원의 운항 거부 가능성도 운항 재개 여부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쟁위험보험은 단순 특약을 넘어 글로벌 해상운송과 에너지 공급망 유지의 핵심 장치”라며 “보험료 상승은 결국 운송비 증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업권의 해상보험 가입 내역과 보험료 인상 수준, 보험금 지급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대규모 보험금 지급 시 회계 규제 완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