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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급여 전수관리, 해법은 ‘모니터링 박스’

손민아 기자
손민아 기자

보험업계에서 비급여 관리는 ‘산 넘어 산’이다. 오랫동안 실손의료보험금 누수의 주범으로 지목된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묶자 신장분사치료가 고개를 들었다.

7개 손해보험사가 집계한 신장분사치료 일평균 청구액은 6월 초 1억1300만원에서 관리급여 시행 직후인 7월 초 3억4500만원으로 3배 넘게 뛰었고, 청구 건수와 건당 금액도 함께 늘었다. 기존 도수치료 환자가 같은 의료기관에서 비슷한 금액의 신장분사치료를 받은 사례까지 나온 만큼, 풍선효과의 정황을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이 보고한 2025년 9월분 비급여 1251개 항목의 진료비는 7499억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연간 약 9조원 규모다. 9월 한 달 기준으로 도수치료는 552억원, 체외충격파치료는 159억원이었고 신장분사치료도 72억원에 달했다.

관리급여 시행 이전 자료라는 한계는 있지만, 도수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항목들도 이미 무시할 수 없는 규모를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음 통계에서는 그 풍선효과가 상당히 진행됐을 수 있다.

비급여는 고정된 목록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항목에 과잉진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따라붙는 방식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의료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급여 편입 전 단계의 새로운 진료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이를 무조건 중단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전면 금지가 아니라 관찰 가능한 관리의 틀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비급여를 빠짐없이 파악하되 일정 규모나 증가율을 넘어선 항목은 관리급여라는 ‘모니터링 박스’ 안에 넣어 가격과 이용량, 안전성·유효성, 기존 치료와의 중복 여부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래야 급여화할 진료와 제한이 필요한 진료를 구분할 수 있다.

의료용 마약류 관리 방식에서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류 취급자가 제조·수입·판매·조제·투약 등 모든 취급 내역을 보고하도록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가 된 약물을 사후에 하나씩 금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 흐름을 먼저 데이터화한 것이다.

이후 처방 전 환자의 투약 이력 확인이 의무화된 펜타닐 패치제는 제도 시행 후 2년 동안 처방 환자 수가 35.7% 감소했고, 처방 건수와 처방량은 각각 31.5%, 24.2% 줄었다. 전수에 가까운 보고와 상시 관찰이 과다·중복 처방을 줄이는 장치로 작동한 셈이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도수치료에 수가와 진료기준을 설정했고, 체외충격파치료에는 의료계 자율시정을 통해 횟수·간격·적응증 관리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는 비급여 관리체계를 작동시켜 볼 작은 시험대에 가깝다.

비급여 관리는 소거법이 아니라 전수 관리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험업계와 의료계의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을 조율하고, 새 비급여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보건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장분사치료를 넘어 다음 풍선이 부풀어 오를 때까지 기다릴 일이 아니다. 비슷한 치료 효과와 목적을 가진 진료 항목에서 청구 증가 조짐이 보이면 곧바로 모니터링 박스에 넣어 관찰해야 한다.

비급여 관리의 핵심은 특정 항목을 늦게 지우는 것이 아니라, 전체 흐름을 먼저 들여다보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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