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김형원 민생금융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은행 20개사의 준법감시인·보고책임자와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갈수록 지능화·조직화되는 민생침해 금융범죄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감원은 최근 신종 자금세탁 의심거래 유형과 검사 과정에서 반복 지적된 주요 사례를 공유하고, 은행권의 자체 AML 체계 고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형원 부원장보는 인사말에서 “최근 보이스피싱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범죄뿐 아니라 청소년 대상 도박, 마약 범죄 등이 늘고 있다”며 “범죄수익을 은닉하기 위한 자금세탁 수법도 가상자산, 해외송금, 법인계좌, 외화계좌 등 다양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원장보는 “민생 침해 금융범죄가 국민의 경제적 피해는 물론 금융시스템 신뢰까지 위협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은행권이 자금세탁방지 체계 고도화에 한층 강화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범죄 예방, 피해 구제, 범죄수익 보전 등을 위해 보이스피싱 정보 공유·분석 인공지능(AI) 플랫폼 ‘에이샙(AI-based anti-phishing Sharing & Analysis Platform, ASAP)’ 등을 활용한 신속한 정보 공유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날 ▲자유적금계좌를 악용한 중고거래 사기 ▲법인체크카드를 활용한 상품권 자금세탁 ▲외화계좌를 경유한 자금세탁 의심거래 사례를 주요 유형으로 제시했다. 자유적금계좌의 경우 일부 은행에서 신규 계좌개설 제한이 없어 단기간에 여러 개 계좌를 만들어 중고거래 사기에 악용할 수 있다.
이에 금감원은 자유적금계좌 개설·해지를 일부 제한하고, 고객확인과 의심거래 보고 등 AML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체크카드와 관련해서는 사용한도 제한이 없는 체크카드를 이용해 대량의 상품권을 구매하고, 다시 판매소에 상품권을 재판매·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범죄자금을 세탁하는 사례를 공유했다.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공유하고 AML 대응방안을 안내했다. 외화계좌 사례로는 원화계좌로 입금받은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해금을 해외주식 거래 목적 등으로 위장하기 위해 타행 외화계좌와 증권사 위탁계좌를 거친 뒤 다시 원화로 환전해 현금화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달 1일 외화계좌 관련 의심거래 보고의 적정성 점검과 일부 미흡 은행에 대한 시스템 개선을 요청한 바 있다. 또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사기범죄 연루 의심 계좌 정보를 추출하고도 이를 고객확인과 의심거래보고(STR)에 활용하는 절차가 미비한 사례, 은행 영업규모에 비례한 적정 AML 전담인력 배치와 업무 연속성 확보가 충분하지 않은 사례도 지적했다.
참석 은행들은 의심거래 조기탐지 시스템 고도화 사례 등 업무 수행 노하우를 공유하고, 간담회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금융범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자금세탁방지 역량 강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