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인프라 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실물경제 기반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금융, 하나금융, KB금융을 중심으로 3월 들어 5000억원 이상 규모의 대형 인프라펀드 조성이 잇따라 발표되며, 민간 금융이 국가 전략 분야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생산적 금융의 흐름이 본격화된 양상이다. 기존 부동산 중심의 자금 운용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인프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5000억원 규모의 ‘우리 지역발전 인프라펀드’를 통해 비수도권 중심의 실물 투자를 본격화했다. 펀드 자산의 70% 이상을 해남 태양광, 고창 해상풍력 등 지방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배정하며 지역균형성장과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추진한다. 이와 함께 지방 고속도로, 환경 및 디지털 인프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며, 정책금융과 민간자금의 연계를 통해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약 5000억원 규모의 ‘하나모두성장인프라펀드’를 결성해 그룹 내 계열사들이 공동 출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증권, 생명, 손해보험, 캐피탈 등이 참여하며, 신재생에너지와 AI·디지털 인프라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완도 해상풍력과 AI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 선제적으로 참여하고, 초기 단계부터 금융주선과 자문을 병행함으로써 장기 수익 구조를 마련하는 전략이다.
KB금융은 1조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KB국민성장인프라펀드’를 통해 보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 디지털 인프라, 재생에너지 전환, SOC 등 국가 전략 인프라 전반을 대상으로 하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첨단 산업 연계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영구폐쇄형 구조를 채택해 안정적인 수익 실현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신한금융은 이미 1월 말 총 3500억원 규모의 AI 인프라 중심 펀드를 선제적으로 운용 중이다. 데이터센터와 태양광 발전설비에 집중 투자하며 AI 생태계 조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쟁 그룹들의 대규모 펀드 조성에 따라 신한금융의 추가 투자 확대 가능성도 업계에서 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민간 금융이 실물경제 활성화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보험사 등 장기 자금 공급자들의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