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 인프라펀드 경쟁 본격화… 규모와 전략 차별화 뚜렷
우리·하나·KB금융이 3월 들어 잇따라 5000억원급 인프라 펀드를 조성하면서 생산적 금융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부동산 중심 자금 운용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디지털 인프라 등 실물경제 기반 투자로 자금 흐름이 이동하는 양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자금을 한 번에 집중하는 '대형 단일 펀드' 중심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계열사 공동 출자를 통해 그룹 차원의 자금력을 결집하는 전략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 우리금융, 지역균형 인프라 중심 투자 확대
우리금융그룹은 17일 5000억원 규모 '우리 지역발전 인프라펀드'를 조성하고 해남 태양광과 고창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및 지역 인프라 투자에 나선다고 전했다. 해당 펀드는 자산의 70% 이상을 비수도권 인프라에 투입해 지역균형성장과 실물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해 정책금융과 민간 자금의 결합 효과를 높이고, 향후 지역 산업과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주요 투자 대상인 해남 400MW급 태양광 발전사업은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함께 지역 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고창 76.2MW급 해상풍력 발전사업 역시 주민 참여형 구조를 통해 지역 수익 환원과 친환경 에너지 공급을 동시에 추진한다. 우리금융은 이외에도 지방 고속화도로, 환경 인프라, 디지털 인프라 등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 하나금융, 신재생에너지·AI 인프라 동시 공략
하나금융그룹도 16일 약 5000억원 규모 '하나모두성장인프라펀드'를 결성했다. 하나은행이 4000억원을 중심으로 출자하고 하나증권,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하나손해보험, 하나대체투자 등 계열사가 공동 출자하는 구조로 그룹 차원의 투자 역량을 집중했다.
하나금융은 신재생에너지와 AI·디지털 인프라를 양대 투자 축으로 설정하고 완도 금일 해상풍력 발전사업, AI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초기 개발단계 사업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해 향후 금융주선과 자문 등 추가 수익 기회를 확보하는 전략을 병행한다.
■ KB금융, 1조원 펀드로 첨단산업 인프라 확대
KB금융그룹은 12일 'KB국민성장인프라펀드'를 통해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섰다. 1조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에 KB국민은행이 5000억원 출자를 약정했고 KB손해보험, KB라이프 등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다.
해당 펀드는 디지털 인프라, 에너지 인프라, 재생에너지 전환, 사회간접자본(SOC) 등 국가 전략 인프라 전반을 투자 대상으로 하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 사업 등 첨단 산업과 연계된 프로젝트가 주요 검토 대상이다. 장기 안정성을 고려해 영구폐쇄형 인프라펀드 구조를 도입한 점도 특징이다.
■ 신한금융, AI 인프라 선제 투자 이후 확대 여부 주목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월 27일 데이터센터와 태양광 등 AI 인프라 중심 펀드로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했다. 신한데이터센터개발펀드2호(1250억원), 신한탄소중립태양광펀드(1700억원), 신한인프라개발펀드3호(540억원) 등 총 3500억원 규모다.
데이터센터개발펀드는 AI용 데이터센터 구축에, 탄소중립태양광펀드는 AI 인프라 가동에 필요한 전력 생산 설비에 투자하며, 인프라개발펀드는 AI를 비롯한 국가 첨단전략산업 전반에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다.
최근 경쟁사들이 대형 펀드를 잇따라 조성하면서 신한금융 역시 추가 펀드 설정이나 투자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흐름을 고려하면 신한도 추가 펀드 조성이나 규모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결합을 통해 실물경제를 직접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이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