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발달장애인의 민영보험 접근성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가정 중 절반 이상인 약 56%만이 민간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반 인구의 보험 가입률과 비교할 때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보험 보편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현실이다.
보험 가입 시도 자체를 포기한 가정도 29%에 달했으며, 실제로 인수 거절이나 보험금 지급 제한을 경험한 사례는 39%로 조사됐다.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장애를 직접적인 거절 사유로 제시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고지절차나 보험사의 확인 전화 과정에서 거부된 사례도 상당수 포함됐다. 일부 가입자들은 장애로 인해 보험금이 축소되거나 지급되지 않는 경험도 보고했다.
이처럼 장벽이 높은 반면, 보장성 보험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가구의 91%가 실손의료비, 질병, 배상책임 등 보장성 상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미가입 가구보다 저축성 보험이나 신용신탁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사망보장 상품에 대해서도 64%가 절차 개선을 통해 동등한 가입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관련 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극히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2018년 도입된 장애 고지의무 폐지 조치를 알지 못하는 응답자가 77%에 이르렀으며, 전환 특약이나 보험청구대리인제도 등 지원 제도에 대한 인지도 역시 미미한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가 발달장애인을 면책 대상이 아닌 하나의 고객군으로 인식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유병자보험 사례처럼 의학적 근거 없는 보험 거절을 억제하고 위험률을 과학적으로 재분류할 것을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공공데이터 기반의 리스크 분석 체계 구축과 함께,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별 보험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공단 등의 데이터를 민영보험 리스크 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보장이 어려운 배상책임 등은 공공보험과의 역할 분담도 검토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