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보험료 2월부터 1.0%대 인상… 4년 연속 인하 후 처음 올려
2월부터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대 초중반 인상한다. 2021년 이후 4년 연속 이어진 인하 기조가 멈추고 인상 국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약 85%를 차지하는 대형 손해보험사 가운데 삼성화재는 오는 11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1.4%, 현대해상은 16일부터 1.4%,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은 각각 1.3% 보험료를 인상한다.
보험료 인상의 직접적 배경으로는 손해율 급등이 거론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로, 업계는 통상 손익분기점 손해율을 80% 안팎으로 본다. 보험금 지급 외에 보상 인력 인건비, 전산, 모집수수료 등 사업비가 보험료의 15~20% 수준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형손해보험사 평균 손해율은 2024년 83.3%로 올라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2025년에는 손해율이 87%까지 치솟아 6000억~7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이미 2024년 합산비율이 손익분기점(100%)을 넘어섰고, 2025년에는 103~104% 수준까지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보험사 적자를 왜 가입자가 보험료로 메워야 하느냐”는 반발이 거세다. 이에 대해 업계는 자동차보험이 사실상 의무보험이고, 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보험금 지급이 구조적으로 강제되는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손해율이 장기간 통제되지 않으면 보험료로 미리 걷어 둔 재원이 빠르게 소진돼 지급 여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논리다.
업계는 “자동차보험은 상품 단위로 손익을 봐야 하며 단순한 이익 전가 프레임은 현실과 다르다”고 설명한다. 보험은 상품별로 위험률과 손해율을 산정하는 구조로, 특정 상품에서 발생한 적자를 다른 상품의 이익으로 보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5년 손보사 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투자손익 일부 증가도 평가손익 성격이 강해 자동차보험 적자를 상쇄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산비율이 3~4%포인트(p) 초과했다고 해서 보험료가 그만큼 그대로 오르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손해율이 악화되더라도 보험료 조정 폭은 통상 제한적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손해율 악화의 원인으로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자동차보험료 인하 누적과 함께 진료비, 수리비, 공임비 상승, 한방 진료 이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비용 요인과 보험료 인하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료 인상 폭이 1%대에 그치면서 가입자 체감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간 자동차보험료가 약 60만원 수준인 가입자의 경우 이번 조정으로 연간 보험료 부담은 약 8500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손해율 안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기준 없이 지급되던 향후치료비에 대한 지급 근거를 마련하고,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에 대해서는 진료기록부 등 추가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제도가 정착될 경우 개인 자동차보험료가 약 3% 내외 인하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보험개발원의 추정도 제시됐다.
업계는 자동차보험이 제3자에 대한 배상책임 보험이라는 구조적 특성상 치료비 등이 지급보증 방식으로 집행돼, 실손보험처럼 보험사가 개별 지급을 직접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이미 적자 구조에 진입한지 오래된 상황”이라며 “보험료 조정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과잉 진료, 불필요한 수리 등 손해율 누수 요인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제도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보험료 인상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