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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한의 머니 프리즘] ‘7년 분급제’라는 허상, 진짜 문제는 ‘낮은 문턱’

 구중한의 머니 프리즘  ‘7년 분급제’라는 허상, 진짜 문제는 ‘낮은 문턱’

구중한의 머니 프리즘 ‘7년 분급제’라는 허상, 진짜 문제는 ‘낮은 문턱’

보험업계가 수수료 ‘7년 분급제’ 도입을 둘러싸고 연일 시끄럽다.

설계사에게 지급할 수수료를 장기간에 걸쳐 나눠 지급함으로써 이른바 ‘먹튀’를 방지하고, 계약 유지율을 높이며, 설계사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제도의 표면적 명분이다. 제도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조직을 이끌고 설계사들의 이탈과 정착을 매일 마주하는 관리자 입장에서 볼 때, 이 제도가 설계사 이탈을 막는 만능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치게 단순하다.

업계가 간과하고 있는 진짜 질병은 수수료 지급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현장에서 느끼는 진짜 문제는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이 가진 ‘너무나 낮은 진입장벽’이다. 이것이 현재 보험 시장을 병들게 하는 근원적인 암세포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보험업계는 말 그대로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구조’다. 운전면허 보다도 쉬운 자격시험 하나만 통과하면, 누구나 다음 날부터 당장 타인의 인생을 좌우하는 금융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러한 낮은 문턱은 필연적으로 ‘N잡러’와 ‘단기 아르바이트형 설계사’를 양산한다.

본업에 충실하며 전문성을 쌓아야 할 보험 영업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알바처럼 “하다가 힘들면 언제든 그만둬도 되는 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7년 분급제를 통해 2차년도 이후 쌓이는 잔여 수수료가 아까워서라도 설계사들이 그만두지 못할 것이라 계산한다. 하지만 이는 현장을 경험해보지 않은 책상머리식 발상에 가깝다.

애초에 전문성 없이 지인 영업 몇 건 하고 빠질 생각으로 들어온 이들에게는 ‘쌓일 수수료’ 자체가 없다. 그들은 1년은커녕 6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시장을 떠난다. 그들이 남기고 간 것은 수수료가 아니라, 관리가 중단된 ‘고아 계약’과 불완전판매로 고통받는 소비자의 원성뿐이다. 수수료를 7년이 아니라 70년으로 쪼갠들, 떠날 사람은 떠난다는 뜻이다.

진정한 소비자 보호와 건전한 시장 질서는 ‘퇴로’를 막는 것이 아니라 ‘입구’를 좁히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변호사나 의사처럼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한 영역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한 가정의 재무 위험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그에 걸맞은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단순히 상품 안내장을 읽어주는 앵무새가 아니라, 약관을 해석하고 리스크를 분석할 줄 아는 전문가만이 명함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원수 늘리기에만 급급해 자격 미달의 지원자들을 대거 위촉해 놓고, 이제 와서 수수료 제도로 그들을 묶어두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쉬운 입사는 쉬운 퇴사를 부른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이제 보험사들은 수수료 지급표를 고치는 일보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 대한 철저한 고민을 먼저 해야 한다.

전업으로 생계를 걸고 치열하게 공부하는 전문가 집단에게는 더 확실한 보상을 주고, 가벼운 마음으로 기웃거리는 무임승차자들은 과감히 걸러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진입장벽을 높여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로 만드는 것, 그것이 설계사의 직업적 자존감을 높이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설계사를 붙잡아 두는 힘은 통장에 묶인 잔여 수수료가 아니다. “나는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라는 자부심과 비전이다. 7년 분급제라는 미봉책 뒤에 숨어, 인력 난립이라는 진짜 문제를 외면하지 말기를 바란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제도가 바뀌어도 결과는 똑같을 것이다.

구중한

티금융서비스 The미라클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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