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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인공지능(AI)의 시대를 지혜롭게

 신문로  인공지능(AI)의 시대를 지혜롭게

신문로 인공지능(AI)의 시대를 지혜롭게

지난 학기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다룬 주제는 ‘프롬프트(Prompt) 활용법’이었다. 프롬프트란 ‘제미나이(Gemini)’, ‘챗GPT(ChatGPT)’ 같은 인공지능(AI)과 대화하는 새로운 언어를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AI로부터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입력하는 질문이나 명령문이다. 생성형 AI는 학생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존재이며, 과제를 하거나 취업 준비에도 자주 활용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구독료를 내면서 고급형 버전을 쓰는 학생은 아직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프롬프트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필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활용해 보려고 노력한다. 연구과제의 스토리 구조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 보거나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 몇 편을 샘플링해서 완성도를 비교해 볼 때도 있다. 질문을 던질 때마다 흥미도 느끼고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으며, 써 볼수록 호기심이 커진다.

AI 분야의 권위자인 앤드류 응(Andrew Ng)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난해 1월 UKF82 스타트업 서밋 기조연설에서 “AI는 새로운 전기(Electricity)”라고 강조했다. 전기가 발명된 이후 다른 산업, 용도로 활용됐듯이, AI 역시 의료·금융·제조·교육 등 모든 분야에 스며들어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의미다.

이미 구글 딥마인드나 여러 바이오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환자의 유전 정보와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 특정 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나만을 위한 치료법’이 AI 덕분에 현실화되고 있으며, 단순히 진단을 넘어 예방과 맞춤형 건강 관리가 일상이 되고 있다.

미래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기술’보다 ‘AI에게 멋진 그림을 그리도록 지시하는 상상력’이 더 중요한 능력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일의 본질과 창의성의 의미 자체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구글이 출시한 제미나이 3.0은 전 세계적으로 단연 화제를 몰고 왔다.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코드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모두 이해하고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AI가 인간처럼 물리적인 세계를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구글은 제미나이 3.0이 100만 개의 토큰(단어 조각)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수백 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통째로 읽어내거나 전체 코드베이스를 이해하는 수준이다. AI가 복잡한 문제 해결을 돕는 강력한 도구가 됐다는 뜻이며, AI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율적인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쯤 되면 가히 AI 혁명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할만하다.

인류의 역사는 기술과 인식의 극적인 변화를 통해 발전해 왔다. 불의 발견은 인류가 추위에서 벗어나고 음식을 조리하며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첫 번째 혁명이었다. 언어의 탄생은 복잡한 사고와 협력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여 문명의 기틀을 마련했다. 농업혁명은 수렵채집생활에서 정착생활로의 전환을 가져왔고, 이는 인구 증가와 도시 문명의 등장을 촉진했다. 산업혁명은 기계동력을 도입해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고, 사회 구조와 경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러한 변곡점들은 단순히 새로운 도구의 등장을 넘어, 인간의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을 재정의했다. 이제는 인류 혁명의 바통을 AI가 이어갈 것인가.

생성형 AI의 진화 속도가 빛과 같이 빨라질수록 학생들 입장에서는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전문가의 영역은 ‘내 생각엔 이럴 것 같다’는 막연한 ‘감’에 의존하는 시대를 지나, AI가 분석한 수억 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의 직관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결단하는 시대로 진입했다. 결국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그 도구를 지휘하는 인간의 ‘질문의 깊이’가 곧 해답의 질을 좌우하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AI의 잠재력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 활용 능력뿐 아니라 질문의 본질을 꿰뚫는 인문학적 통찰이 시대적으로 가장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런 측면에서 인문학 독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길러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AI가 생성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해법을 찾아줄 것이다.

인문학 독서는 AI의 결정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가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윤리적 나침반’ 역할을 수행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문학 작품이나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체험하며 키워지는 공감 능력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다양한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이해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서비스나 제품을 기획하는 창의성의 원천이 된다.

AI는 강력한 도구지만 이 도구를 사용해 인류의 발전과 가치 창출을 이끄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학생들에게 인문학 독서를 권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박치수

청주대학교 교수

前 교보생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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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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