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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계약 늘었지만 사기 의심 적발도 늘어

펫보험, 계약 늘었지만 사기 의심 적발도 늘어

펫보험, 계약 늘었지만 사기 의심 적발도 늘어

펫보험 시장에서 보험사들의 행보가 나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보장 한도를 확대하며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낮은 가입률과 보험사기를 포함한 손해율 부담으로 메리트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판매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펫보험은 반려인 수가 1500만명에 이르는 시장임에도 가입률은 1%대에 머물러 있다. 다만 계약 건수 자체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지난해 상반기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6만318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다. 그러나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펫보험 사기도 함께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상반기 펫보험 사기 의심 적발 건수는 58건으로, 전년 동기 9건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기 유형은 질병 발생 후 가입하는 고지의무 위반이다. 이미 질병이 있는 상태에서 보험에 가입한 뒤, 가입 이후 질병이 발생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슬개골 탈구 진단을 받은 강아지가 해당 사실을 숨긴 채 보험에 가입한 후, 한두 달 지나 산책 중 갑자기 다리를 저는 것처럼 연출해 병원을 방문해 수술비를 청구한 사례도 적발됐다.

진료기록부가 없는 ‘영수증 청구’로 부정 수급을 받기도 한다. 현행 수의사법상 수의사는 동물 진료 후 진료기록부를 반드시 발급해야 할 의무가 없다. 이 때문에 보험금 청구 시 카드 영수증만 제출하는 경우가 많고, 사료나 반려동물 용품을 함께 결제해 영수증에 포함하더라도 이를 명확히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부정 청구가 발생하고 있다.

동물병원과 공모해 진료 내용을 부풀리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보험 가입 초기 보장 제한 기간에 받은 진료의 날짜를 조정해 영수증을 발급받거나,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미용 목적의 시술이나 중성화 수술을 질병 치료로 허위 기재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반려견 네 마리를 키우는 반려인이 가족인 동물병원 관계자와 공모해 2년 3개월 동안 120여 차례에 걸쳐 진료를 받고, 치료비와 수술비 명목으로 500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업계는 이러한 사기가 개인의 도덕적 문제를 넘어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비급여 중심의 진료 체계와 병원마다 다른 질병명으로 인해 동일 질환이라도 과잉 진료나 허위 기재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입 시 고지의무를 검증할 수 있는 통합 병력 조회 시스템이 없어, 사전 차단보다는 보험금 지급 이후 사후 적발에 의존하는 구조도 한계로 지적된다.

반려동물 등록률이 낮은 점도 사기 위험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KB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추정 수는 약 763만 마리(반려견 546만 마리, 반려묘 217만 마리)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 공식 등록 건수는 349만 마리(반려견 343만 마리, 반려묘 6만 마리)에 그쳤다. 반려견은 등록이 의무지만 미등록 사례가 여전히 많고, 반려묘는 등록 의무 대상이 아니다 보니 등록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등록이 미흡할 경우 여러 마리를 키우는 반려인의 동물을 개체별로 구분하기 어렵고, 바꿔치기 여부를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을 식별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한 기록이 남지 않는 경우가 많고, 반려동물 등록도 미흡해 여러 마리를 키우는 고객의 개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며 “보험사들이 늘어나는 사기와 위험성에 수의사 채용과 심사 기준 정비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등록제 정비와 표준수가제 구축 등 이어지지 않는다면 유사한 문제는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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