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용적 금융 대전환 ②-1 “연체자의 경제적 재도약을 위해” 신속 재기에 방점
올해부터 ‘포용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이 본격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제1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금융접근성 제고 및 금융비용 부담 완화 ▲신속 재기지원 ▲금융안전망 강화 등 3대 과제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다양한 전문가 및 수요자가 참석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3대 과제 세부 방안을 검토하고, 마련된 개선 방안은 매달 회의를 열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포용적 금융 대전환의 핵심 과제로 장기 연체자에 대한 ‘신속한 재기 지원’을 내세우며 연체채권 관리와 채무조정 구조 전반을 손질한다. 단기적 지원을 넘어, 장기 연체 누적과 과잉 추심으로 이어져 온 기존 금융 관행을 제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제1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새도약기금, 신용사면 등 긴급 지원 조치를 통해 민생위기 극복의 초석을 마련했다”며 “이제는 장기 연체자 누적, 고강도 추심 관행 등 보다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소외와 장기 연체가 개인의 정상적인 경제활동 복귀를 막고, 생산 가능 인력 이탈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취약계층 채무조정 확대’와 ‘연체관리 개선 및 신용회복 지원’을 주축으로 신속한 재기지원 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상환능력을 상실한 장기 연체자를 대상으로 새도약기금을 통해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의 연체채권을 일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조정을 진행한다. 지난해 10월 국정과제로 출범·운영되고 있는 새도약기금은 지난 8일 기준 협약 가입률 96.8%, 연체채권 매입률 47.0%(16조4000억원 중 7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기준 기초생활수급자와 중증장애인 등 약 7만명이 보유한 1조1000억원 규모의 채권이 우선 소각됐다.
새출발기금 제도 개선과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의 청산형 채무조정 확대도 병행한다. 연체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의 원금감면율을 상향하고 상환기간을 연장하며, 상환능력이 없는 취약 채무자의 채무원금 기준은 15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완화해 채무부담 경감 속도를 높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던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른 채무조정도 내실화한다. 업권별 채무조정 불승인 사유를 표준화해 비교 가능성을 확보하고, 자체 채무조정이 보다 활성화되도록 유인체계를 마련한다. 이를 위해 업권 간 실적 비교가 가능한 공시시스템을 구축하고, 은행 포용금융 실적 종합 평가체계를 도입해 채무조정 실적을 평가지표에 포함한다.
기존 연체채권 관리 관행에도 메스를 댄다. 금융위원회는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하거나 연체채권을 반복 매각하는 관행을 개선하고자 ‘금융권 연체채권 관리 개선방안’을 내달 제2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매입채권추심업을 현행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해 자본금·인력·대주주 요건을 강화하고, 엄격히 선별된 업체만 연체채권을 추심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아울러 불가피한 연체 채무를 전액 상환한 차주에 대해서는 연체이력 정보를 삭제한다. 금리, 한도, 신규 대출 등에 있어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한 것으로 ‘성실상환자’에 대한 신용회복 지원 조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속한 재기지원’ 과제 성과는 제도 설계보다 금융회사와 추심업계의 현장 이행력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며 “매입채권추심업이 허가제로 전환된 후 추심업 관리·감독이 강화되고, 금융회사의 자체 채무조정이 형식적 절차에 그치지 않아야 연체자 재기를 지원한다는 취지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