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마이데이터 2.0 시대에 '뒤처진' 이유
금융 마이데이터 2.0이 도입된 지 3개월째지만, 보험사들의 참여는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 62개사 중 보험업계는 3개사에 불과해 전체의 5%도 채 되지 않는다. 이는 보험업계가 국내 금융자산의 20%를 점유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격차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험 상품의 특수성이 주된 장벽으로 꼽는다. 현재 마이데이터 시스템은 주로 자산·부채·소비 패턴 등 전통적 금융 데이터에 최적화되어 있어, 보험 리스크 평가의 핵심인 건강 상태나 사고 위험 등의 정보를 반영하기 어렵다. 특히 의료 정보 기반의 보장성 보험은 보험사의 주요 수익원이지만, 해당 데이터는 마이데이터 체계에서 배제되어 있다.
디지털 접근성 부족도 문제다. 보험 앱 월 이용률이 1~2회에 그치는 반면, 은행·증권사 앱은 40% 이상의 사용자가 매일 접속한다. 대면 영업 비중이 높은 보험업 특성상 고객 데이터 수집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시스템 구축 비용과 API 호출료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보험사들의 참여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기회를 주목한다. 마이데이터 기반 통합 자산 조회 서비스가 은퇴 설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데이터 보안과 소비자 보호를 전제로 한 체계적인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2.0을 통해 정보 범위를 확대하고 영업 환경을 개선했지만, 보험업계의 활용도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업계와 규제 당국 간의 협력을 통해 보험 특성에 맞는 데이터 모델 개발이 시급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