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보험설계사 수수료 개편안 사실상 확정
보험설계사 판매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는 이른바 '4년 분급·1200%룰'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업계, 소비자 측 의견을 종합한 논의가 마무리됐다.
지난해 12월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 경제분과위원회는 금융위원회 보험업감독규정을 논의한 후 4년 분급 유지관리수수료율을 기존 안보다 상향한 1.5% 수준으로 조정할 것을 개선 권고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에 대한 1200%룰은 추가 유예 없이 예정대로 시행하되, 보험사 귀책 사유로 규제 준수가 불가능한 경우에 대비한 면책 방안 마련도 함께 권고했다. 이번 논의에는 조원동 분과위원장을 비롯 민간위원, 정부위원 등이 참석했다.
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다수 위원들은 수수료 분급이 보험계약을 장기간 유지하도록 유도해 소비자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에 대해 보험GA협회 관계자는 “수수료 분급의 도입 취지에는 적극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지급받는 수수료 수준에 비해 개정안상의 4년 분급 수수료율은 지나치게 낮아 설계사 소득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보험GA협회 측은 소득 보전을 위해 최소 1.5% 이상의 유지관리수수료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현행 구조에서는 월납보험료 기준 평균 2300% 수준의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으나, 개정안 적용 시 4년간 2210%로 감소해 설계사 이탈과 고용 불안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보험사 측은 수수료율 상향에 신중한 입장이다. 보험사들은 GA 설계사에 대한 1200%룰을 2026년 7월부터 시행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시행 시기 추가 연기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또한 수수료 수준이 높아질수록 보험대리점에 지급되는 금액이 증가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인설계사 지원금을 수수료 산정에서 제외하는 것을 전제로 할 경우, 1.5% 이내의 유지관리수수료율은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험사 측은 수수료 개편이 소비자 보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력 설계사 이직 시 관행적으로 지급되던 고액 정착지원금이 부당승환을 유발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수수료 상한과 분급 체계 도입으로 이러한 유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일부 위원들은 소비자가 보장 변경과 해약환급금 정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 부당승환이 발생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보험사 측은 “합리적으로 모든 정보를 비교해 자발적으로 갈아타는 경우는 문제되지 않는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다수 소비자는 상품 구조를 완벽히 이해하기 어렵고, 설계사 권유에 의존하게 되는 과정에서 부당승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부당승환의 대표적 피해로는 ▲해약환급금 감소 ▲고령화에 따른 재가입 시 보험료 상승 등이 지적됐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안의 정책 목표로 보험계약 유지율 제고를 명확히 했다. 현재 국내 보험계약은 60개월 경과 시 유지율이 약 40%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60~65%, 일본은 70%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부처는 중장기적으로 유지율을 6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4년 분급 유지관리수수료율에 대해 “현행 안으로도 보험대리점 수입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다고 보나, 이해관계자 의견을 감안해 상향 조정은 수용 가능하다”며 1.5% 수준까지는 보험사도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 관점에서 수수료 상한을 설정해 보험료 추가 인상 요인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A 설계사에 대한 1200%룰 적용 시기와 관련해 위원회는 추가 유예 필요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보험대리점이 이미 자율규제 방식으로 제도를 숙지·준수해왔고, 과당경쟁이 지속될 경우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GA들은 규제 준수를 위해 성실히 노력했음에도 보험사로부터 필요한 자료를 적시에 제공받지 못한 경우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보험대리점 귀책 사유가 아닌 경우에 대한 면책 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수수료 수준이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