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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I보험경영연구소 보험이슈 톡톡] 보험 규제, 아름다워야

 RMI보험경영연구소 보험이슈 톡톡  보험 규제, 아름다워야

RMI보험경영연구소 보험이슈 톡톡 보험 규제, 아름다워야

[RMI보험경영연구소 보험이슈 톡톡] 보험 규제, 아름다워야

'아름답다'는 대개 주관적인 느낌을 나타낸다. 사전적으로 아름다움이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기쁨과 만족을 주는 대상의 성질'로 시각적 즐거움이나 예술에 한정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름다움은 선한 목적과 연결되어야 하고, 그 대상은 객관적 특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때 특성이란 대상이 짜임새 있고 통일된 구조를 가지는 질서, 부분과 전체가 잘 어울리는 조화, 그리고 명확한 경계와 형태를 갖추어야 하는 명확성이다.

따라서 아름다움이 마음을 즐겁게 하고 감탄을 자아내는 일체라면 훌륭한 인간의 행위, 법률, 제도나 규제도 '아름답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보험 규제를 보자. 규제란 바람직한 경제·사회 질서를 위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다. 보험 규제는 보험업법 등 관련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 뿐만 아니라 감독규정, 시행세칙에 '그림자규제'까지 그 범위는 넓고도 깊다. 보험 규제는 정보비대칭하에서 교섭력이 약한 소비자를 보호하고, 시장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다. 문제는 소비자보호라는 선의로 도입된 보험 규제가 소비자 편익을 해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규제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것은 난제지만, 규제 목적이 바람직하다는 전제하에서 세 가지 기준, 즉 규제 목적 달성도, 규제 비용·편익, 그리고 규제 공정성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 자동차보험 사례를 보자.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요율사전승인제, 미시간주는 무제한 부상자 보호(PIP) 의무화 등 엄격한 소비자보호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불량 운전자의 역선택 증가와 잔여 시장의 비대로 많은 보험사들이 시장에서 이탈했고, 보험료는 급상승했다. 애초 규제 목적은 타당했으나 보험시장 전체에 주는 영향에 대한 균형을 잃었기 때문에 '아름다움'에 이르지 못했다. 부작용을 인식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1997년, 미시간주는 2020년에 대대적인 자동차보험 규제 개혁을 실시한 후에야 자동차보험시장은 정상화되었다.

우리나라 일부 규제도 면밀한 영향평가보다 제도 도입을 강조하다 보니 구멍이 숭숭하다. IFRS(국제회계기준)를 국내에 도입하면서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보험업에도 IFRS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후 치밀한 준비 없이 2023년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시행되었다. 도입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충분한 경험 통계도 없이 할인율, 해지율, 위험률, 사업비율 등을 추정해서 부채를 시가평가하니 기업 손익은 변동 폭이 수천억원에 달한다. 경제적 실질을 정확하게 반영하겠다는 보험규제 목적은 바람직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아름다운 규제라고 하기 어렵다.

금년에 시행된 '책무구조도'도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라는 도입 취지는 좋았지만 심도있는 사전 영향평가는 부족했다고 본다. 현재처럼 효과적인 내부통제보다 형식적 문서화에 치중한다면 아름다운 규제로 평가받기는 쉽지 않다.

아름다운 보험규제도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칭찬한 '사망보험 유동화' 제도가 한 예다. 금융당국과 보험산업은 계약자 편익을 위해 기존 종신보험 계약에 특약을 추가하여 고령화된 소비자가 사망보험금을 연금처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산업과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한 실손 간편청구 제도(실손24)도 좋은 사례다. 2009년 권익위원회 권고로 시작된 개선 노력은 2024년에야 제도화됐다. 병원과 약국 참여율이 7%(10월 기준)로 낮지만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아름다운 규제라고 평가한다.

보험산업에는 진입·퇴출, 재무건전성, 영업행위 등 많은 규제가 빈집에 거미줄처럼 촘촘하다. 각 세부 규제의 목적은 지금도 유효한지, 규제 목적을 달성했는지, 규제 비용·편익은 어떤지, 규제는 공정한지를 철저히 연구하고 평가해야 한다. 보험규제도 '아름다워야' 하기 때문이다.

김헌수

RMI보험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순천향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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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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