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 총량관리 강화에 모기지보험 줄중단
연말을 앞두고 은행권이 모기지보험인 주택담보대출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 가입을 잇달아 중단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시장에 '셧다운'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11일부터, 하나은행이 17일부터 MCI·MCG를 한시 중단했고, NH농협·신한은행도 모집인 대출 제한 등으로 사실상 판매 창구를 닫았다. 여기에 하나은행이 25일부터 주담대를 전면 중단하면서 공급 축소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반면 우리은행만 모기지보험을 유지하고 있어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 제기된다.
MCI는 SGI서울보증이, MCG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운영하는 주담대 보증 상품이다. 소액임차보증금에 해당하는 공제분을 보증으로 대체해 담보가치를 높이고 대출한도를 확보하는 구조로, 은행이 보증을 신청하면 보증기관이 심사 후 인수하는 방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각각 109%, 120%로 이미 넘어섰다. 하나은행(95%), KB국민은행(약 85%)도 사실상 '캐파 소진'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만 약 3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올해 6월부터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목표를 하반기 기존 계획 대비 50% 축소한 점도 은행들의 선제적 조이기를 촉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총량을 넘기지 않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모기지보험 창구가 먼저 닫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다른 은행들은 모기지보험을 중단했지만,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전국 모든 영업점에 월 10억원 수준의 주담대·전세대출 취급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이 모기지보험을 유지하는 것은 대출 확대를 위한 전략이라기보다, 애초부터 이어져온 보수적 심사·영업 기조의 연장선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월 10억원' 가이드라인에 대해 "새로운 상한(Cap)을 설정한 조치라기보다, 그동안 영업현장에서 적용돼 온 내부 관리 기준을 공식화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운용은 본부 승인과 리스크관리 범위 안에서 탄력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도를 초과했다고 즉각 대출을 차단하거나 남았다고 물량을 밀어넣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주요 은행의 문턱 강화로 주담대 수요가 우리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공식 통계나 감독당국 자료는 아직 없다. 또한 주담대는 원칙적으로 담보 소재지·지점 권역·기존 거래 관계에 따라 취급되는 구조여서, 단기간에 한 은행이 수요를 독식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MCI를 담당하는 SGI서울보증도 우리은행 쏠림 현상을 관측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모기지보험을 적용하지 않으면 보증 실적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매년 총량규제나 대출정책 변화에 따라 반복돼온 패턴"이라며 "우리은행으로 쏠림 여부는 관측되지 않을뿐더러 특정 은행만 독자적으로 대출을 늘리면 오히려 당국에서 제재될 위험이 있어 실제로 그렇게 집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의 낮은 총량 달성률이 애초부터 가계대출 심사와 영업을 강화된 내부 리스크 관리 기조가 맞물린 '의도적 속도조절'의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동양생명·ABL 인수, 내부통제 강화 작업, 조직 안정화 이슈 등이 겹치면서, 우리은행은 무리한 물량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와 체질 정비를 우선시하는 기조를 유지해왔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책과 무관하게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한도제를 운영해 왔고, 그 결과가 누적돼 안정적인 대출 관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