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쳤다. 새롭게 등장한 5세대 실손의료보험이 기존 4세대 상품보다 보험료를 30%가량 낮췄으며, 1·2세대 구형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요금 인하에 그치지 않고 암이나 심뇌혈관 질환 같은 중증 질환 보장은 오히려 강화하면서, 비필수 의료 이용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그동안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의 대부분을 보장해 환자의 자기부담금이 지나치게 낮았다. 이로 인해 도수치료나 신경성형술 같은 비필수 치료가 전체 보험금 청구의 절반을 차지했고, 매년 8~10%의 가파른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새 상품은 급여 항목 중 입원 치료는 자기부담률 20%를 유지해 중증 질환에 대한 두터운 보장을 이어가는 반면, 통원 진료는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연동해 의료전달체계 정책과 보조를 맞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비급여 부문의 구조 개편이다. 기존에는 비급여를 단일 묶음으로 보장했지만, 5세대에서는 '중증'과 '비중증'을 명확히 분리했다. 중증 비급여는 '특약 1'로 묶어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입원 시 연간 자기부담금을 500만원으로 제한하고 초과분을 전액 보장한다. 반면 비중증 비급여는 '특약 2'로 분리해 연간 보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고, 자기부담률은 30%에서 50%로 높였다. 과잉 진료 우려가 컸던 근골격계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비급여 주사제 등은 아예 보장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비자의 선택권도 한층 넓어졌다. 본인의 의료 이용 성향과 예산에 따라 중증(특약 1)과 비중증(특약 2)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다. 기본계약과 특약 1만 가입하면 4세대 대비 절반 수준의 보험료로 중증 질환에 대비할 수 있다. 2013년 3월 이전 초기 가입자를 위한 특별 제도도 마련됐다. 2026년 11월부터 기존 계약을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보장을 빼 할인을 받거나, 5세대로 전환해 3년간 50% 할인을 받는 선택지가 제공된다.
업계는 이번 5세대 실손보험 출시가 단순한 상품 개편을 넘어 필수 의료 중심으로 의료 체계를 정상화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보험료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위기 상황에 필요한 보장을 확실히 챙길 수 있는 스마트한 대안이 등장한 셈이다. 과거 병원 진료 이력과 현재 건강 상태를 꼼꼼히 따져 기존 계약 유지와 5세대 전환 사이에서 최적의 선택을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