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보험 가입률 20대서 '뚝'…OTT처럼 '켜고 끄는' 구독형 보험 대안 부상
매달 정해진 금액을 내고 원할 때 해지하는 구독 경제가 2030세대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물론 쇼핑, 교통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하지만 보험은 이 같은 흐름과 동떨어져 있었다. 장기 계약 구조와 복잡한 약관, 중도 해지 시 불이익 등이 청년층의 보험 외면을 부추겨 왔다.
생명보험협회가 지난해 공개한 '제17차 생명보험 이용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가구의 민영생명보험 가입률은 80.4%에 이르지만, 20대 가구주만 떼어 놓으면 53.9%로 급락한다. 과거 80% 선을 웃돌던 수준과 비교하면 체감 온도가 확연히 다르다. 업계에서는 대면 영업 중심의 전통적 판매 방식과 까다로운 가입 절차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한다.
이 같은 배경에서 보험업계가 주목하는 대안이 바로 '구독형 보험'이다. 소비자가 꼭 필요한 담보만 골라 매월 정기 결제하고, 상황에 따라 위약금 부담 없이 보장을 켜고 끌 수 있는 온오프(On-Off) 구조가 핵심이다. 쇼핑이나 모빌리티 플랫폼 안에 보험 서비스를 녹여내는 임베디드(Embedded) 방식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특정 순간에만 가입하는 상품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필요에 따라 조정하는 서비스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다.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정광민 교수는 지난 2월 보험연구원 주최 산학세미나에서 "구독형 보험은 정기 결제 구조, 디지털 기반 가입·해지, 개인화된 보장 설계가 특징"이라며 "장기 고객 관계 유지 측면에서 기존 보험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짚었다. 다만 "가입과 해지가 자유로운 구독 모델 특성상 설명 의무 강화 같은 현행 제도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며 불완전판매 리스크를 경고했다. 보험연구원 손재희 디지털혁신팀 연구위원도 "지나친 유연성은 보험사 손해율과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정교한 사업 모델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30세대의 보험 생태계 유입을 위해서는 단순한 상품 혜택 이상의 소비 경험 재설계가 필요해 보인다. 삶의 변화 리듬에 맞춰 필요한 순간만 보장받는 유연한 구독형 모델이 전통적 보험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