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SBC “아시아 보험시장, 고령화·부유화·글로벌화가 성장 견인”
아시아 생명보험 시장이 고령화와 자산 증가, 글로벌 자산 이동 확대를 배경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은퇴 대비와 상속 설계 수요가 확대되면서 생명보험이 단순 보장 상품을 넘어 자산관리·레거시 플래닝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에드워드 몬크리프(Edward Moncreiffe) 홍콩상하이은행(HSBC) 보험부문 CEO는 최근 아시아보험리뷰(Asia Insurance Review)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보험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구조적 요인은 고령화, 부유화, 글로벌화”라며 “여기에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 수요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의 고령화 속도가 서구보다 더 빠르다고 진단하면서 “2030년대 말 북아시아 평균 연령은 48세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서유럽 44세, 미국 40세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중국 역시 밀레니얼 세대 초반 평균 연령이 29세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40세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퇴 이후 장기간 생존에 대비한 연금과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살게 되면서 직장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고, 이는 연금과 자산보호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아시아의 부유화도 보험시장 성장 배경으로 꼽혔다. HSBC는 향후 약 5조8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이전이 이뤄질 것으로 추산했으며, 몬크리프 CEO는 “사람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부를 축적하면 소득과 가족, 부동산, 은퇴자산, 상속자산 등을 보호하려는 수요가 커진다”고 말했다.
실제 HSBC라이프가 발표한 ‘2026 고액자산가 레거시 플래닝 조사’에서는 생명보험이 유언장보다 선호되는 상속 설계 수단으로 나타났다. 다만 응답자의 약 60%는 아직 실제 상속 계획을 세우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등에서 이러한 ‘의도와 실행 간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 국제금융허브의 역할 확대도 시장 성장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과거에는 은행과 투자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보험과 자산승계 수요까지 국제금융허브로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분쟁과 공급망 불안,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도 보험 수요를 자극하는 요소로 언급됐다. 몬크리프 CEO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건강과 자산에 대한 보호 비용 지출을 더 받아들이게 된다”며 “변동성 시대에는 확실성과 보장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디지털 보험 전환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그는 “보험산업은 디지털로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디지털은 단순 효율화가 아니라 보험사가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 각국에서 의료비 상승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점도 과제로 지적됐다. 몬크리프 CEO는 “지속적인 두 자릿수 의료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경우 보험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오히려 감당하기 어려운 상품이 될 수 있다”며 “보험업계만이 아니라 병원과 정부, 규제당국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