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속도가 급격히 가속화되며 한국 사회는 인구 구조의 근본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전체의 20.3%에 도달하고, 2050년에는 4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고령층의 의료 이용률과 본인부담금은 꾸준히 증가하며, 단순한 병원 치료를 넘어 일상생활 전반의 체계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며 의료·요양·생활지원 서비스의 연계 강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실질적 돌봄 공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야간 돌봄, 퇴원 후 생활 관리, 병원 동행, 복약 안내 등 시간적·공간적 사각지대는 공적 제도의 급여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보험연구원은 이러한 비급여 생활돌봄 수요가 구조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그 부담이 사실상 가족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구조는 고령자 개인의 삶의 질을 넘어 가계 경제와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소득 수준이 낮은 고령층의 경우 비공식 돌봄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가족 구성원의 경제활동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OECD가 발표한 한국 고령자 상대빈곤율 40%라는 수치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보험업계가 기존의 현금 중심 보상 체계를 벗어나 서비스 연결형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의 SOMPO그룹처럼 요양 인프라를 직접 운영하며 ICT 기술과 연계한 종합 돌봄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례는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험연구원은 퇴원 후 관리, 비상 대응, 가족지원 서비스 등을 보험상품과 결합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단순한 특약 확대가 아닌 실제 공급망 연결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복잡한 디지털 플랫폼보다 음성 기반 안부 확인이나 간편한 보호자 알림 시스템과 같은 낮은 진입장벽의 설계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초고령사회에서 보험사가 담당해야 할 역할은 사고 후 보상이 아니라, 고령자가 집에서도 안전하게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예방적 지원 시스템의 구축이다. 보험의 미래는 ‘지급 시점’이 아니라 ‘생활 현장’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