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 연중 생산 체계 구축, '바이오산업' 한 축으로 키운다

농촌진흥청은 전통적인 양잠산업이 겪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이 산업을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내 양잠산업은 최근 6년 동안 농가 수가 38%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8년 611호였던 양잠 농가는 2024년 393호로 줄었다. 반면 호당 사육량은 16.8상자에서 22.8상자로 증가하는 등 전업화·규모화 추세가 뚜렷하다. 2024년 기준 누에 산물 생산량은 162.6톤(75억 원), 오디 생산량은 904톤(118억 원)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익은누에로 만드는 홍잠은 치매 예방, 지방간 개선, 면역력 증진 등 다양한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뽕잎 중심 계절 사육 방식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지속해서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생산시스템은 세 가지 핵심 기술을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첫째는 누에 사육 자동화 장치로, 사육상자 자동 공급, 전용 사료 자동 급이, 사육 부산물 자동 제거 등 세 가지 장치로 구성된다. 기존에는 뽕잎 수확, 급이, 부산물 제거 등을 하루 여러 차례 손으로 작업해야 했지만, 이 장치를 이용하면 반복 작업을 대신 처리할 수 있다.

이 자동화 장치는 소형 비닐온실 1동의 절반 크기인 48㎡ 공간에서 2주에 1번, 연간 20회 사육해 생누에 12톤을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홍잠으로 가공하면 연간 2.4톤 정도다. 기존 전통 사육 방식으로 같은 양의 홍잠을 생산하려면 뽕밭 33,000㎡(축구장 4개 반, 약 1만 평)와 누에 사육실 660㎡(중형 비닐온실 2동, 약 200평)가 필요하다. 반면 이 장치로는 기존 방식의 1%도 안 되는 공간에서 같은 생산량을 실현할 수 있다. 사육 자동화 장치는 2027년 현장실증을 거쳐 2028년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현장 보급이 본격 추진될 계획이다.

둘째는 큰누에 전용 사료다. 자동화 장치를 연중 가동하기 위해서는 사계절 수확이 어려운 뽕잎 대신 계절과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사료가 필수다. 국내 사료용 뽕나무 재배 면적은 1990년 13,300헥타르에서 2024년 208헥타르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뽕잎만으로는 안정적인 사료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에 개발된 전용 사료는 뽕잎 분말을 기반으로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 무기염류, 아미노산 등을 누에의 성장 단계에 맞춰 이상적으로 배합한 것이다. 전용 사료로 사육한 누에는 뽕잎 사육 누에와 비교해 익은누에 무게 등 주요 형질에서 비슷하거나 오히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이를 통해 뽕잎 없이도 홍잠 원료로 적합한 품질의 누에를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전용 사료는 농가 여건에 맞게 사육 자동화 장치와 함께, 또는 장치 없이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어 농가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셋째는 전용 사료 맞춤 누에 품종이다. 자동화 장치와 전용 사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전용 사료 섭식이 우수한 맞춤 품종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은 전용 사료 기반 사육에 적합한 우수계통 10종을 선발·육성했으며, 이 중 사육 기간이 기존 품종보다 약 3일 짧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시험품종 1종을 선발했다. 사육 기간 단축으로 연간 사육 회전율을 높이고, 높은 단백질 함량으로 건강기능식품 원료로서의 품질도 확보할 수 있다. 이 품종은 올해 개발을 완료해 2027년 누에씨 증식을 거쳐 2028년 농가에 보급될 계획이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노동력이 많이 드는 공정 중 하나인 세척 공정의 자동화 장비 등 스마트 생산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추가 설비 개발 연구를 추진 중이다.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으로 연중 안정 공급 체계가 구축되면, 홍잠 등 누에 관련 기능성 소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뽕잎 자원 활용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연간 754톤의 미수확 뽕잎이 존재하는데, 이를 활용하면 전용 사료 3,114톤을 생산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생누에 519톤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 이는 2024년 기준 홍잠 생산량의 약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베트남 KOPIA 센터 및 양잠연구소와 연계한 가공 뽕잎 도입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홍잠의 기능성 소재 개발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치매 유전자 보유 시험 쥐에 홍잠을 섭취시킨 결과 공격성 감소, 사회성·기억력 향상 등 치매 증상 발현이 감소했으며, ATP와 신경연접이 증가하고 치매 단백질 축적이 50% 감소했다. 지방간 예방 효과에서는 홍잠을 섭취한 비만 쥐의 간 중성지질이 56%, 간 콜레스테롤이 28% 감소했다. 선천면역력 증진 효과에서는 홍잠 초임계추출물이 대식세포와 자연살해세포 증식을 촉진하고, 암세포 탐지 능력을 36%, 암세포 제거 능력을 3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성제훈 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자동화 장치, 전용 사료, 맞춤 품종은 각각 독립된 기술이 아니라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으로 연결되는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전통 양잠산업을 첨단 바이오산업으로 전환하고 청년 농업인도 참여할 수 있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스마트 생산시스템 시제품 기준 구축 비용은 약 3.5억 원 수준이나, 향후 보급형 모델 개발과 농업기계 등록을 통한 정책자금 연계로 농가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전용 사료 공급은 연구기관이 사료 제조 기술 개발과 품질 표준화를 담당하고, 민간 및 관련 단체가 대량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는 민관 협력 체계로 구축할 예정이다.

큰누에용 인공사료는 안전성이 검증된 어린누에용 전용 사료와 유사한 원료 구성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생산된 누에 원료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용 사료로 사육한 누에의 단백질 함량도 기존 뽕잎 사육과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나 원료로서의 적합성이 입증됐으며, 건강 기능성 동등성에 대해서는 추가 과학적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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