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실시되는 제14회 보험조사분석사(CIFI) 시험부터 인공지능(AI)이 출제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한다. 보험연수원은 이번 시험에서 AI 기반 문제 생성 시스템을 첫 선보이며, 자격시험 운영의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보험 전문 지식을 학습한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문항을 신속히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에 도입된 출제 AI는 구글의 오픈소스 모델 젬마3(Gemma3)를 토대로 개발됐으며, 보험연수원이 보유한 8개 자격시험의 학습 자료와 금융 분야 말뭉치 등을 집중 학습했다. 현재는 AI가 생성한 문항을 각 분야 전문가가 검토하고 수정하는 이중 절차를 통해 완성도를 확보하고 있다. 당초 연수원은 지난해부터 AI 스타트업 아이트릭스(iTrix)와 협업해 보험 특화 LLM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도 완료한 상태다.

시험 응시자 입장에서는 출제 방식의 변화가 체감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수원 측은 AI가 생성한 문제도 기존 시험과 유사한 수준의 난이도와 유형을 유지하도록 설계했으며, 전문가의 철저한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약관과 법률 등 안정성 확보가 용이한 일부 과목에 한해 AI 출제를 부분 적용하고, 문제은행식 시험은 추후 AI 생성 문항을 풀(Pool)에 등록해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서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지난 1월, AI 자회사 설립을 통한 기술 상용화 계획을 공식화하며 AI 출제 시스템과 AI 기반 학습관리시스템(AI LMS)을 핵심 사업 모델로 제시한 바 있다. 연수원은 향후 외부 교육기관이나 자격시험 운영처를 대상으로 AI 출제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측은 이 같은 움직임이 보험 교육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증 단계를 거쳐 신뢰성이 입증된 AI 기술이 시장에 공급될 경우, 전문 자격 분야의 콘텐츠 생산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술의 정교함과 별개로, 인간 전문가의 감수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