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도 사회적 인프라”… 금융기본권 보장 필요성 제기
금융소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 이용 접근을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정립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오기형·이정문 의원과 서민금융진흥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민병덕·이정문 위원과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이어 나현승 한국증권학회장, 유승동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 유현정 한국소비자학회장, 임정아 한국경제법학회장, 정대 한국상사판례학회장이 환영사를 통해 금융기본권 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에서는 금융기본권의 헌법적 근거와 필요성이 다뤄졌다. 전학선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융기본권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필수적 권리”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금융기본권 보호를 위해 성인뿐 아니라 학교 교육 단계부터 금융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며, “금융기본권을 새롭게 창설하기보다 기존 권리를 재구성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향후 입법을 통해 이를 얼마나 구체화하느냐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에서는 금융기본권 보장을 위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논의됐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의 성장률 및 잠재성장률이 지속 하락세”라며 “금융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기본권이 보장된다면 금융 서비스에 대한 보편적 접근이 가능해져, 인적 자본 투자가 확대돼 경제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기본권 관점에서 지금까지 결정된 통화정책 결정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질문도 제시됐다. 김영일 NICE 리서치센터장은 ‘서민금융시장 현황과 향후 논의 과제’ 발표에서 그동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은 통화정책 차원에서 의심없이 받아들여져 왔지만, 금융기본권 보장을 정책 목표에 포함할 경우 종합적인 비용금리 분석이 다시 필요하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정책서민금융 지원 체계 고도화 방안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네 번째 발제를 맡은 한재준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한국의 취약차주 시장은 민간이 충분히 자금을 공급하지 못하다 보니 정책서민금융 기구로서의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자금 공급은 민간과 더 많이 연계하되, 보증·손실분담은 공공이 맡는 방식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공적기구는 “선별적 지원기관에서 예측 가능한 권리보장기관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민병덕 의원은 "금융은 모든 국민이 누리는 사회적 인프라여야 한다"며 "인프라에 대한 공정한 접근이 곧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임을 확인하는 대안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문 의원은 "기본금융은 국민에게 최소한의 금융이용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공정한 출발선을 제공하고,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다"며 "국회 역시 금융소외를 해하고 누구나 공정하게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입법적,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은 "금융 접근의 제약은 생계유지, 거주·이전, 직업선택 등 국민의 삶 전반에서 기회를 제한하고 사회 전체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며 "금융 접근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지고 나아가야 할 기본권 보장의 문제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