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여당이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기 위해 차량 운행 제한에 동참하는 운전자에게 자동차보험료 할인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차량 5부제 참여 차량에 대한 보험할인 특약 도입을 논의했으며, 금융위원회는 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책의 취지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유가 상승기 에너지 소비를 줄이겠다는 데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제도 도입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 주행거리 기반 할인 특약이 이미 88%에 달하는 가입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2·5부제 특약이 별도의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할인 폭이 연간 1~2만원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 체감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의 재무적 부담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최근 몇 년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수익성에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책적 할인이 추가될 경우 보험사마다 수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보험료 할인에 따른 손실이 정책 효과를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참여 여부를 어떻게 검증할지가 가장 큰 난관으로 지적된다. 실시간 운행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적 장치 도입은 비용 부담이 커 현실성이 낮은 반면, 자율 신고 방식은 도덕적 해이와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사후 정산 방식도 과거 승용차 요일제 할인 제도처럼 위반 시 제재 장치가 병행돼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성패가 제도 설계의 정교함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유인책을 넘어, 실제로 사고 빈도와 주행 위험이 줄어들었는지를 데이터로 입증할 수 있는 검증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정책 목적보다는 재정 부담과 사회적 논란이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