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2·5부제 보험특약’추진… 검증·손익 부담 쟁점 부상

‘차량 2·5부제 보험특약’추진… 검증·손익 부담 쟁점 부상
다음은 2차 편집한 기사입니다.
정부와 여당이 고유가 대응을 위해 차량 2·5부제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자동차보험 할인 특약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정책 추진 속도와 달리 보험업계에서는 검증 체계와 손익 부담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정책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절감 유도 차원에서 출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22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차량 5부제 참여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할인하는 특약 상품을 다음 달 중 출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에너지 절약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국민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현재 정책 방향은 공공부문에서 시행 중인 차량 2부제(홀수일에는 끝 번호 홀수인 차량, 짝수일에는 끝 번호 짝수인 차량만 운행 가능)와 공영주차장 5부제(월요일에는 차량번호 끝 번호 1·6번, 수요일에는 차량번호 끝 번호 3·8번인 차량의 출입을 제한)를 민간으로 확산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보험료 할인을 활용하는 구조다. 금융위원회는 “차량 5부제 보험료 특약 할인은 검토 중이며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할인 수준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체감 할인은 연간 1~2만원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행거리 감소 효과뿐 아니라 정책 참여 자체를 반영하는 구조지만, 기존 마일리지 특약과 비교하면 추가 유인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문제는 손익 구조다. 자동차보험은 이미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인데, 이런 상황에서 추가 할인 특약이 도입될 경우 보험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는 체감이 적지만 보험사에는 수천억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특약과의 중복 문제도 있다. 현재 마일리지 특약 가입률은 약 88% 수준으로, 대부분 가입자가 이미 주행거리 할인 혜택을 받고 있어 2·5부제 특약이 추가되면 위험 감소 효과를 따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증 체계 부재는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참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지만, 이 경우 운영 비용이 할인 효과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자율 신고 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도덕적 해이와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가입자가 참여를 약속하고 보험 기간 종료 후 할인분을 환급받는 사후 정산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다만 실시간 운행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적 장치는 도입하지 않는 방향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자율 신고에 의존할 경우 제도 신뢰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에도 유사 제도가 운영된 바 있다. 2010년 승용차 요일제 참여자 대상 보험료 할인 제도에서는 운행 확인 장치와 사후 검증 방식이 병행됐다. 이번 제도 역시 환급형 구조와 위반 시 불이익 부과 방안이 함께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설계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실제 참여율과 사고 위험 감소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할인 효과보다 비용 부담과 형평성 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취지는 공감하지만 효과보다 비용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