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가 10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그동안 지연됐던 지상파방송사 재허가 안건을 처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4년과 2025년 상반기 재허가 대상이었던 한국방송공사(KBS) 등 11개 지상파방송사업자와 5개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의 방송국 150곳에 대한 재허가 여부가 심의·의결됐다.
방미통위는 재허가 결정이 지연되면서 방송사들의 경영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 안건을 최우선 과제로 검토했다.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최대한 존중하되, 심사 종료 후 상당 기간이 지난 상황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
앞서 방미통위는 '2024년도 지상파방송사업자 재허가 세부계획'과 '2025·2026년도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 재허가 세부계획'에 따라 시청자 의견 청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술심사, 현장점검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3~4월에는 방송·미디어, 법률, 경영·회계, 기술, 시청자 등 각 분야 전문가 9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재허가 심사를 실시했다. 심사위원장은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가 맡았다.
심사 결과, 총 16개 방송사 150개 방송국 가운데 1,000점 만점에 700점 이상을 받은 방송국은 40개, 650점 이상 700점 미만은 93개, 650점 미만은 17개로 평가됐다. 700점 이상 방송국에는 5년, 650점 이상 700점 미만 방송국에는 4년의 유효기간으로 재허가가 의결됐다.
650점 미만을 받은 3개사 17개 방송국에 대해서는 행정절차법에 따른 청문 절차를 거쳐 미흡 사항에 대한 원인 분석과 개선 방안, 경영 개선 계획과 의지 등을 확인한 후 재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청문 대상 사업자는 한국방송공사(KBS광주제2표준FM, 창원제2표준FM, 춘천제2표준FM, 대구제2AM, 대구제2표준FM, 제주제2표준FM, 울릉제1라디오FM, 부산제2표준FM, 충주FM, 강릉FM, 진주FM, 목포FM, 울산FM, 원주FM 등 14개 방송국), ㈜엠비씨경남(창원제2FM, 진주제2FM 등 2개 방송국), (재)서울특별시미디어재단티비에스(교통FM 1개 방송국)다.
방미통위는 재허가가 의결된 사업자들에게 지상파 방송의 공적 책무 이행, 경영의 투명성과 자율성 보장, 지역방송 프로그램 제작 활성화, 방송제작 상생환경 조성, 시청자 보호 등에 관한 재허가 조건과 권고사항을 부과했다. 특히 이번 재허가에서는 2023년 재허가 시 삭제됐던 비정규직 처우개선 방안 마련 조건을 다시 부과하고,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조건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근로 여건 개선 등 방송 제작 환경을 개선해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그동안 여러 대내외 여건으로 인해 지상파 방송 사업자의 재허가가 지연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연 상황 속에서도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역할을 다해 온 방송 종사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상파 방송은 공적 자원인 전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공적 책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방미통위 또한 재허가 심사 등을 통해 지상파 방송이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방송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재허가 심사 결과에 따르면, 700점 이상을 받은 40개 방송국은 모두 2030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방송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는 KBS제1DTV방송국(753.54점), KNNDTV방송국(732.32점), TJBDTV방송국(731.12점), KBS전주제1DTV방송국(729.16점), MBCDTV방송국(728.85점) 등이 포함됐다.
650점 이상 700점 미만을 받은 93개 방송국은 2029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재허가를 받았다. 이 그룹에는 KBS광주제2DTV방송국(699.70점), SBS제2FM방송국(699.23점), EBSFM방송국(688.63점) 등이 포함되며, 공동체라디오인 광산FM공동체라디오(682.67점), 옥천FM공동체라디오(664.50점) 등도 여기에 속한다.
재허가 조건은 모두 37개 항목으로, 전체 방송국에 적용되는 일반 조건과 방송사별 특수 조건으로 나뉜다. 주요 조건으로는 사업계획서의 성실한 이행, 주파수 관리 정책 준수, 외주프로그램 제작비 산정 기준 준수, 비정규직 처우개선 계획 제출, 방송 3법 개정 사항 이행 보고, 편성위원회 운영 실적 제출 등이 있다.
또한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취재보도준칙과 윤리강령 등 내부 규정을 강화하고, 이를 위반한 종사자에 대해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도록 했다. 방송사별로는 KBS에 대해 경인제1TV 자체 프로그램 편성 계획 수립, 수신료 과오납 방지 및 민원 대응체계 개선 등이 조건으로 부과됐다.
SBS의 경우 TY홀딩스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자에게 유리한 보도나 홍보성 기사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외부 기관의 평가를 받아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지역MBC와 지역민방은 경영 투명성과 자율성 보장을 위해 사외이사 위촉, 자체 감사제도 운영, 재무건전성 확보 등의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UHD 방송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지상파 UHD 정책방안에 따른 콘텐츠 편성 비율 준수, HD 채널과 UHD 채널의 동일 편성 원칙, UHD 추진실적 보고 등이 조건으로 포함됐다. DMB 방송사업자에 대해서는 시설 투자 계획 준수와 음영지역 해소 계획 수립이 요구됐다.
권고사항은 16개 항목으로, 시청자위원회 구성 시 다양성 보장, 시청자 권익 보호 방안 마련, 재난방송 표준 매뉴얼 반영,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편성 확대, 국산 방송 장비 활용 확대 등이 포함됐다. EBS에 대해서는 유아·어린이·청소년 출연자 보호를 위한 제작가이드라인 준수와 장애인 시청 지원 확대가 권고됐다.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 5개사에 대해서도 재허가 조건과 권고사항이 부과됐다. 조건으로는 사업계획서 이행, 1일 6시간 이상 방송 실시, 보도 프로그램 편성 금지, 주파수 관리 정책 준수 등이 있으며, 권고사항으로는 방송시설 이중화 방안 마련, 재원확보 계획 수립, 회계 투명성 제고, 청취자 의견 수렴 방안 마련 등이 제시됐다.
재허가 심사위원회는 방송·미디어 분야에서 김정현 고려대학교 교수와 정정주 경북대학교 교수, 법률 분야에서 이태한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과 문수정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경영·회계 분야에서 박인숙 한국공인회계사회 자율감리본부장, 기술 분야에서 박성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시청자 분야에서 유애리 건국대학교 초빙교수와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 등 9명으로 구성됐다.
방미통위는 이번 재허가를 통해 지상파 방송의 공적 책무를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과 제작 환경 개선을 유도해 방송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