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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토큰 키우는 은행권, 디지털 결제 주도권 경쟁

예금토큰 키우는 은행권, 디지털 결제 주도권 경쟁

예금토큰 키우는 은행권, 디지털 결제 주도권 경쟁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예금토큰 실증 사업이 확대되면서 은행권 디지털 결제 경쟁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기술 구현 자체를 시험하던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금융그룹들이 각자 보유한 플랫폼과 유통망, 계열 서비스에 예금토큰을 연결하는 방식을 놓고 차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 정비가 이뤄지기 전에 예금토큰 사업을 키워 디지털 자산 시장 주도권을 먼저 확보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달부터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증에 들어갔다. 프로젝트 한강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인프라를 바탕으로 은행이 예금토큰을 발행·유통하고, 고객이 이를 실제 거래에 활용하도록 설계한 실증 사업이다.

이번 2단계의 초점은 기술 검증을 넘어 실거래 환경에서의 활용성을 확인하는 데 있다. 고객이 은행 앱에서 보유 예금을 예금토큰으로 바꿔 온·오프라인에서 결제하는 구조를 시험하고, 개인 간 송금과 자동 전환, 생체인증 등 편의 기능도 함께 점검하는 방식이다.

■ 신한 ‘플랫폼’, 하나 ‘오프라인’… 전략 차별화

신한금융은 지난 1일 한은과 업무협약을 맺고 예금토큰 기반 디지털 금융 인프라 혁신에 나섰다. 신한 측은 그룹 배달앱 ‘땡겨요’ 결제와 신한EZ손해보험 여행자보험 납부에 예금토큰을 접목해 토큰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 내부 실험에 그치지 않고 배달과 보험료 납부처럼 생활금융 접점으로 사용처를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금융과 플랫폼, 보험을 잇는 그룹 차원의 연계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나금융은 오프라인 결제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은 BGF리테일, 한은과 함께 전국 1만900여 개 CU 점포를 기반으로 예금토큰 결제 실증에 나섰다. 은행 앱과 연동된 예금토큰으로 바코드나 QR 방식 결제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는 생체인증과 자동 전환 기능도 도입돼 잔액이 부족할 경우 계좌에서 자동으로 전환되는 구조까지 포함됐다.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편의점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체감도를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 KB·농협 가세, 사용처 확대 경쟁 본격화

KB금융도 지난 7일 한은과 손잡고 프로젝트 한강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범위에는 디지털화폐·예금토큰 기반 유통 및 결제 인프라 구축, 관련 서비스 연구와 실증,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 사용처 확대 등이 포함됐다. 신한금융이 그룹 내 생활 플랫폼 접목에, 하나은행이 오프라인 결제 접점 확대에 각각 방점을 찍었다면, KB금융은 향후 지급결제 생태계가 작동할 기반을 넓히는 쪽에 무게를 두고 참여 폭을 키우는 흐름으로 읽힌다.

NH농협은행도 하나로마트를 무기로 예금토큰 확장을 준비 중이다. 농협은행은 1단계에서 일부 매장 중심으로 운영했던 하나로마트 적용 범위를 2단계에서는 직영점 전반으로 넓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체 유통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과 구별되는 확장 경로를 갖고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토큰이 기술 검증을 넘어 사용처 확장을 진행하고 있지만, 디지털 자산 상용화가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빠르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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