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마다 실시하는 재난대응 훈련이 올해부터 완전히 달라진다. 예측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극한 재난 상황에 대비해 훈련 방식을 대폭 개편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운영 및 평가 체계를 개편한다고 7일 밝혔다. 이 훈련은 2005년 도입 이후 20여 년간 각 기관의 재난 대응 절차를 표준화하는 데 기여해왔다. 그러나 재난 양상이 갈수록 대형화·복합화되고 새로운 유형의 재난이 계속 나타나면서 더 정교한 대응 체계가 필요해졌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최악의 복합재난 상황을 가정한 훈련으로 바꾼다. 기존에는 정상적인 지휘통제가 가능한 상황을 전제로 훈련을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통신이 두절되거나 지휘 체계가 마비된 극한 상황까지 고려한다. 대규모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거나 광역으로 확산되는 시나리오를 적용해 실전 같은 훈련을 실시한다.
둘째, 인접 지방정부 간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통합연계훈련을 확대한다. 단일 기관 차원의 훈련을 넘어 여러 지자체와 유관 기관이 함께 대응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인근 도시로 번지는 상황을 가정해 소방, 경찰, 군, 지자체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셋째, 훈련 평가 결과를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환류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훈련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은 위기관리매뉴얼 개선이나 관련 규정 정비로 즉시 연계된다. 평가 지표에도 극한 상황 대응 능력과 통합연계 수준을 반영해 각 기관이 개선 방향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안전한국훈련은 상반기(5월 11일~22일)와 하반기(10월 19일~30일)로 나뉘어 실시된다. 사전 준비를 위해 시범 훈련도 상반기(4월 20일~5월 1일)와 하반기(9월 7일~18일)에 각각 진행된다. 훈련 대상은 중앙부처 24곳, 광역지자체 17곳, 기초지자체 228곳, 공공기관 67곳 등 총 336개 기관이다.
상반기 훈련은 풍수해, 산사태, 지진, 대형 화재, 철도사고, 화학물질 유출, 선박사고 등에 초점을 맞춘다. 하반기에는 산불, 도로터널 사고, 경기장이나 공연장 인파 사고, 감염병, 가축질병, 폭설·결빙 등 유형이 포함된다. 특히 최근 2년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43개 시군구는 해당 재난 유형을 의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개편 방안을 담당자와 평가단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3월 26일 마련했다. 앞으로 사전 컨설팅을 통해 각 기관이 훈련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김용균 자연재난실장은 “재난 훈련과 위기관리매뉴얼, 실제 대응이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며 “훈련 성과가 실질적인 재난 피해 감소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