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 고용보험 의무화 추진, 0.8% 가입률 구조 손본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률이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국회가 ‘당연가입’ 도입과 보험료 체계 개편을 담은 이른바 ‘자영업자 고용보험 3법’을 발의하며 제도 전반의 구조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실업급여를 통해 소득 단절을 완화하는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이지만, 현재는 임의가입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제도 활용도가 매우 낮은 상태다.
■ 가입률 0.8%… ‘있지만 안 쓰는 제도’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자영업자 764만1749명 가운데 가입 대상자는 674만7159명에 달하지만, 실제 가입자는 5만3075명에 그쳐 가입률은 0.8% 수준에 머물렀다.
현행 제도는 자영업자가 직접 신청해야 가입이 가능하고, 보험료도 실제 소득이 아닌 ‘기준보수 등급’을 선택해 납부하는 구조다. 여기에 보험료 지원 역시 별도로 신청해야 하는 방식이어서 제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원 제도가 있음에도 신청 절차가 복잡해 실제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 설계 자체가 참여를 유도하기보다는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고 말했다.
■ 국회, ‘당연가입·소득기반’ 전환 법안 발의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고용보험법과 보험료 징수법, 소상공인 보호법 개정안을 포함한 ‘자영업자 고용보험 3법’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자영업자 고용보험을 임의가입에서 당연가입으로 전환하고, 보험료를 실제 소득 기반으로 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실업급여 수급 기준을 근로자와 동일하게 적용하고, 공무원이 당사자 동의를 받아 보험료 지원을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권 의원은 “제도가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자영업자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원 확대에도 효과 제한… 구조개편 필요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1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고용보험 가입 촉진 방안’ 보고서에서 낮은 가입률의 원인으로 제도 인지도 부족, 신청 절차 부담, 실업급여 수급 조건의 엄격성 등을 지목하며 당연가입 전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미 보험료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2년 지원대상을 기존 1인 소상공인에서 모든 소상공인으로 확대했으며, 지난해부터는 자영업자에게 보험료의 80%를 최대 5년간 지원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추가 지원을 통해 실질 부담을 낮추고 있다.
그럼에도 확실한 가입률 증가세는 보이지 않아, 단순한 재정 지원만으로는 제도 확산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 재정·소득파악·수용성… 넘어야 할 과제
현장에서는 제도 설계 자체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전문가는 “임의가입 구조에서는 위험이 큰 자영업자만 선택적으로 가입하는 역선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당연가입과 함께 소득 기반 보험료 체계로 전환해야 제도 지속성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다만 당연가입 도입에는 현실적인 과제도 따른다. 자영업자의 실제 소득을 정확히 파악하는 문제와 보험료율 조정, 재정 부담 증가, 영세 자영업자의 수용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보험료율 인하 필요성과 함께 일정 소득 이상 자영업자부터 우선 포함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도 자영업자 고용보험 제도 개선과 함께 취약계층 대상 무료 상생보험 사업도 병행하며 사회안전망을 다층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