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 내 여성 임원 비율이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의사결정 핵심층에서의 성별 격차는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의 2024년 3분기 공시 자료 분석 결과, 국내 주요 보험사 8곳의 여성 임원은 전체 임원 466명 중 52명에 그쳤으며, 비율은 11.5% 수준이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9.6%, 생명보험사는 13.3%로 차이를 보였지만, 두 부문 모두 남성 중심의 리더십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등기 임원 및 사내이사와 같은 법적 권한을 갖는 고위 경영진에서 여성의 진출은 전무한 실정이다. 조사 대상 보험사 중 여성 사내 등기이사가 배출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으며, 주요 은행들과 비교해도 상근 임원에서의 성비 불균형이 더욱 두드러졌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에서 여성 임원 비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며, 리더십 라인의 다양성 확보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업계 전반에선 여성 인재에 대한 역량 개발과 조직 내 육성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기초 인력 수급은 개선되고 있으나, 최종 승진 과정에서의 차별적 구조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금융인네트워크의 설문에서도 절반 이상이 ‘여성 임원이 10% 미만’이라고 답했고, 일과 가정의 양립 어려움, 남성 중심의 비공식 네트워크 배제 등이 승진 장애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단순한 인력 확대를 넘어 조직 문화 전환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일부 기업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삼성화재는 12명의 여성 임원을 확보하며 업계 내 선두를 유지했고,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각각 9명의 여성 리더를 배출하며 생보사 중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최근 5대 은행의 정기 인사에서 여성 부행장이 8명까지 늘어난 점도 의미 있는 신호로 평가된다.
다만, 여성 임원 확대가 사외이사나 비상근 직위에 집중되며 실질적인 권한 부여와는 괴리를 보이는 점은 여전한 한계로 지적된다. 보험업계 안팎에선 이제 역량 중심의 인사 기조가 정착되고 있다며 점진적 개선을 기대하지만, 구조적 장벽을 넘는 근본적 전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