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 혁신 속 보험업계, ‘활용 확대’와 ‘위험관리’ 기로

데이터 혁신 속 보험업계, ‘활용 확대’와 ‘위험관리’ 기로

데이터 혁신 속 보험업계, ‘활용 확대’와 ‘위험관리’ 기로
금융권 전반에서 인공지능(AI)과 마이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 기반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보험업계는 활용 속도와 제도 적응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지난 15일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AI RMF)를 도입하고, 지난 19일에는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활용을 위한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있는 만큼, 보험사 역시 데이터 확보 전략과 함께 위험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AI 활용 확대 속 보험업권은 제한적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은행·증권·카드업권을 중심으로 AI 기반 서비스 도입이 빠르게 증가한 반면, 보험업권의 AI 서비스 수와 활용 범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험사의 평균 AI 서비스 수는 은행의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AI 거버넌스나 위험관리 체계를 명확히 구축한 회사도 소수에 그친다.
보험업은 질병, 사고, 장기 위험 등 비정형·확률적 데이터를 다루는 특성상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편향의 영향이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AI 의사결정 구조, 책임소재, 위험평가 체계가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 마이데이터 2.0 이후에도 보험 참여는 제한적
마이데이터 2.0 시행 이후 금융권 전반의 데이터 활용 범위는 확대됐으나, 보험업권의 참여 수준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 가운데 보험사는 단 3곳으로, 업권 규모 대비 참여 비중은 5% 미만이다.
이는 자산·부채·소비 내역 중심의 현행 마이데이터 구조가 보험 리스크 평가에 직접적으로 활용되기 어렵고, 디지털 접점 부족과 시스템 구축·운영 비용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를 보험상품 판매 도구보다는 은퇴·연금·재무설계 등 자산관리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대면 상담 시 고객 동의 기반의 비정기적 데이터 호출 방식 활용이 검토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 망분리 규제 완화, 내부 데이터 환경 변화
금융당국이 클라우드 기반 SaaS를 망분리 규제 예외로 허용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보험사의 내부 업무 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문서 작성, 협업, 인사·성과관리 등 내부 사무 영역에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사무 효율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망분리 규제 예외 적용과 동시에 정보보호 통제 의무도 강화된다. 개인정보 또는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는 경우에는 예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SaaS 활용 시에도 반기 1회 정보보호 통제 이행 여부를 평가해 정보보호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SaaS 제공자 평가, 접근통제, 로그 관리, 모니터링 등 구체적인 보안 조치도 요구된다.
■ AI RMF 도입… 보험업권에 적용 범위 주목
한편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AI 활용 확대에 대비해 ‘금융분야 AI RMF’를 마련했다. AI RMF는 법적 강제력은 없으나, 금융회사가 AI를 도입·운영하는 전 과정에서 거버넌스 구축, 위험평가, 위험통제 절차를 갖추도록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금융당국은 AI를 업무의 보조 수단으로 규정하고,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임직원에게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보험업권의 경우 보험 계약 인수, 보험금 지급 판단, 리스크 평가 등 개인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서 AI 활용 사례가 ‘고영향 AI’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언급된다. 이에 따라 AI 의사결정기구 운영, 위험관리 전담 조직의 독립성, 고위험 AI 서비스에 대한 사전·사후 통제 절차가 중요 요소로 제시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제도 고도화, SaaS 활용을 포함한 IT 규제 개선, AI 위험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금융권의 데이터·AI 활용 환경을 단계적으로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권 역시 이러한 제도 변화 속에서 데이터 활용 범위와 내부 통제 체계 구축 방향을 둘러싼 검토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