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2026년 9월 3일, 조선 전기 왕실 주도로 간행된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을 포함한 4건의 문화유산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서울대학교중앙도서관이 소장한 「불정심다라니경」은 한문본 3권과 언해본 3권으로 구성된 6권 1책의 책으로, 한문본은 1485년(성종 16) 인수왕대비 주도로 목판 인쇄했고, 언해본은 1455년(세조 1) 금속활자로 제작한 것이다.
한문본과 언해본이 함께 수록된 책 중 조성 당시의 온전한 원형으로 전해지며 현재 지정된 사례가 없는 선본으로 평가된다.
평창 상원사 석가여래삼존좌상·16나한상 일괄 및 복장유물은 원래 경북 예천 운복사에 봉안됐던 불상들로, 소조상 가운데 없어진 상을 1711년 목조로 다시 제작했고, 1885~1886년 상원사로 옮겨 왕실 주도로 다시 채색해 영산전에 안치했다. 소조상은 15세기 후반 양식을 공유하며, 복장에서 나온 1467년판 다라니가 제작 시기 추정에 도움이 되고, 1711년 목조상에는 조각승 혜주의 이름이 발원문에 기록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는 1725년 수화승 의겸을 중심으로 26명의 화승이 제작한 불화로, 오십삼불 신앙을 그림으로 표현한 희귀 사례다.
부처의 이름을 함께 기재해 신앙적 이해를 돕고, 의겸 특유의 엄정한 얼굴과 균형 잡힌 신체 표현이 두드러져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 복장낭 속 회향발원문을 통해 제작 시기와 제작자가 명확히 밝혀진 점도 특징이다.
공주 마곡사 동종은 1654년(효종 5) 승장 보은이 제작한 것으로, 주종기를 통해 제작자가 명확히 기록돼 있다.
원래 안곡사에 봉안하려 했으나 18세기 중반 폐사 후 마곡사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쌍룡 모양의 종뉴를 갖추고 있으며, 승려가 보살상 앞에서 예경하는 모습과 삼전패, 원패를 함께 새긴 점에서 신앙적 의미가 두드러진다.
종시주와 용두시주를 표면에 새긴 기록은 당시 동종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4건 모두에 대해 30일간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각각 지정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혁신과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숨겨진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다 합리적인 지정제도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