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진 금감원장 “금융지주 이사회 독립성 점검… 지배구조 전면 손볼 것”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회사 지배구조 핵심 과제로 이사회 독립성의 실질적 작동 여부를 지목하며, 이사 선임과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5일 오전 서울 금감원 브리핑실에서 진행된 신년인사에서 “이사회를 구성하는 거버넌스가 절차적으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CEO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되고 있는지, 특정 CEO를 중심으로 이사 임기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합리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TF를 통해 문제점을 정리한 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 필요성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금융지주 사외이사 추천 권한과 관련해서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대표성 있는 주주집단이 총주주 이익을 객관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이사를 추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문제의식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판단과 실행은 국민연금과 해당 거버넌스 체계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지정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과 중립성, 자율성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가치”라며 “현재도 예산과 조직 운영의 자율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감독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지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 범위와 관련해서는 “금감원이 기획해 조사한 사건 중 불공정거래에 한정해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강제 조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행정 절차를 거치다 보면 수사 착수까지 약 11주 이상이 소요된다”며 “정부의 자본시장 투명성 제고 기조에서 (시간 소비에 따른) 증거 인멸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대통령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절차와 관련해서는 “금융위원회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해 판단하고, 검찰 지휘 아래 수사를 진행하는 구조로 금융위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연말부터 진행된 금융지주사 검사 일정은 절차적 정당성을 중심으로 살피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1월 중 수시검사 결과를 1차로 보고받은 뒤 추가 점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면서도, 검사 결과가 특정 후보자 지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BNK금융지주 검사 일정을 앞당긴 배경으로는 “절차적으로 조급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었고, 투명성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다수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지주 이사회가 특정 집단 중심으로 구성되는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도 함께 언급했다.
한편 이 원장은 쿠팡파이낸셜이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상품(최고 연 18.9%)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결제 주기가 통상적인 익일 결제와 달리 한 달 이상으로 길고, 이자율 산정 기준이 자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검사 전환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쿠팡의 개인정보유출과 관련한 쿠팡페이 현장 점검에 대해서는 “쿠팡과 쿠팡페이가 원 아이디·원클릭 구조로 연결돼 있는 만큼 결제 정보 이동 과정에서 정보 유출 가능성을 점검 중”이라며 “현재까지 유출이 확인된 바는 없으며, 쿠팡과 쿠팡페이 간 정보 흐름을 교차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유통 플랫폼 전반에 대해서도 “전자상거래가 결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에도 전자금융거래와 달리 규제가 이원화돼 있다”며 금융회사와 유사한 수준의 감독 규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민감 정보 유출 위험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